2017년 부활절 특별간증: 얼마나 더 사느냐보다는 어떻게 살 것인가

By April 18, 2020e참빛

처음 부활절 간증을 하라는 연락을 받고 걱정이 많았습니다. 제가 무얼 간증할까? 성도님들은 나에게 무슨 간증을 듣고 싶을까? 저에게 무슨 크나큰 기적이 있어서 기쁨의 간증을 할 것도 아닌데…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현재 암 투병 중입니다. 그것도 말기 암입니다. 지금으로부터 6년 전인 2011년 저는 직장암 말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진단 당시 암은 직장과 주위 임파선 그리고 간에까지 전이가 된 상태였습니다. 하루아침에 말로만 듣던 말기 암 환자가 된 것입니다. 도대체 이해가 안 되는 이 상황을 미쳐 받아들일 준비도 안 됐는데 의사는 빨리 치료를 해야 한다고 해서 5월에 진단받고 6월 1일에 직장절제와 함께 임파선에 퍼져있는 암을 제거하는 첫 수술을 받고 7월 7일 제 생일에 생애 처음으로 항암치료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2월에 간의 3분의 2를 절제하는 수술을 2차로 받았습니다. 그렇게 두 번의 수술로 끝날 줄 알았던 암과의 싸움은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았습니다.

2차 수술 후 3개월 후에 간에 또다시 암이 발견되었고 의사는 수술 대신 고주파로 암을 태우는 시술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비록 개복수술은 아니었지만 저는 똑같이 전신마취를 하고 약 6시간에 걸쳐 시술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항암치료를 받고 검진한 결과 더 이상의 암은 발견되지 않았고 그렇게 편안하게 약 1년가량 3개월에 한 번씩 검사만 하며 잘 지냈습니다. 이제 어느 정도 몸도 추슬러진 것 같은 마음에 미국에 온 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여름에 한국방문을 결정하였습니다.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저로 인해 많이 걱정하고 계셨기에 이참에 가서 하나님이 치유해주신 저의 건강한 모습도 보여드리고 귀한 복음도 전할 마음이었습니다.

6월 말에 검사가 있었는데 한국방문은 6월 초라서 의사에게 검진을 건너뛰겠다고 했더니 의사는 그러지 말고 아예 미리 검사를 받고 가라고 했습니다. 3월 말에 검사를 받았고, 6월 초이니 두 달 만에 무슨 일 있겠나 싶은 마음으로 검사를 했는데 실망스럽게도 난소에서 암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거의 10cm 정도 되는 작지 않은 크기의 암이었습니다. 의사는 암이 자라는 속도로 봐서는 치료를 늦출 수가 없다며 당장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결국, 출국을 3일 앞두고 저는 비행기 타는 대신에 항암치료를 다시 시작해야 했습니다. 3개월 후 수술을 했고 수술은 잘 됐습니다. 양쪽 난소와 자궁까지 모두 적출하는 대수술… 그러고 보니 수술은 모두 대수술이었습니다. 3년 만에 4번의 수술이라… 저는 기적이 별건가 뭐, 새로운 암이 생길 때마다 언제나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나는 오뚝이처럼 벌떡벌떡 일어났으니 이게 바로 기적이지 생각하며 용기를 일지 않으려 애썼습니다. 게다가 암은 언제나 장, 간, 난소 등 적출이 가능한 부위에 생겼고 그 또한 감사했습니다. 장이야 워낙 기니 3분의 1 정도 잘라낸 후에 생긴 약간의 불편은 감수할 만했고, 간은 절제 후 2주면 제 모양으로 바로 복원된다고 하고, 난소나 자궁도 더는 생육하여 번식할 일이 없으니 뭐 얼마나 다행인가 스스로 위안하며 그저 뼈에만 전이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뼈는 그렇게 쉽게 뚝뚝 잘라낼 수가 없으니까요. 그런데 그렇게 기도했는데도 불구하고 수술 후 약 7개월 만에 암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그것도 꼬리뼈에요. 이제까지와는 달랐습니다. 뼈로 전이되지 않기만을 그렇게 간절히 기도했는데 드디어 뼈에… 그때 많이 지쳐있던 저는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졌습니다. 이제 이 긴 싸움이 종착역을 향해가는 것 같은 마음이랄까 저는 그저 의사의 결정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마음의 준비를 하던 중에 의사를 만났는데 의사 역시 많이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우선은 수술할 필요성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저는 재발성 암이기 때문에 수술해도 또 암이 생길 터이므로 이렇게 계속 수술을 하는 것이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이었고, 게다가 지금까지 거의 1년에 한 번꼴로 대수술을 받아온 데다 중간중간 쉬지 않고 항암이며 방사선 치료이며 해왔기에 수술을 계속 감당하기엔 몸이 너무 약해져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전 수술을 원했습니다. 재발성 암은 무슨… 왠지 이번에 수술하면 다시는 암이 오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무엇보다 몸에 암 덩이를 갖고 있는 것이 너무 싫었습니다. 그런데 의사는 이번 수술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수술이라 그에 따라 큰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우선 수술은 암이 있는 꼬리뼈를 잘라내고 2차로 잘라낸 부위에 방사선과 의사가 무슨 시술을 하고 3차로 성형외과 의사가 꼬리뼈가 없어진 빈자리에 제 배에서 근육을 떼어다가 메꾸고 다시 근육을 뗀 제 배에는 소나 돼지에서 축출한 동물의 근육을 대치하고…등등 복잡했지만 그건 내 일이 아니고 난 그냥 마취하고 깨어나면 되니까 별 신경을 안 썼는데 의사는 마지막으로 제게 이번 수술을 하기 위해 꼬리뼈에 붙어있는 직장을 임시로 잘라낸 후 수술 후 다시 이어붙여야 하는데 그러기엔 제 직장이 이미 한번 수술을 해서 절제를 했기에 너무 짧아서 이어붙일 수가 없으니 인공 항문을 달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말에 전 너무 놀라고 당황해서 수술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내가 이러려고 그 오랜 시간 수술이며 항암이며 하며 버텨왔나 그야말로 자괴감에 빠져 수술을 거부하는 저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가족 등 저를 뺀 모든 이와 맞서 싸워야 했습니다. 인공항문이라니 적어도 제게는 끔찍한 그 일을 결국 저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제가 그토록 끔찍하게 여기던 그 일을 피하게 해주셨습니다. 수술이 잘 되어 꼬리뼈도 자르지 않고 인공항문도 안 달고 그야말로 제게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그 후로 저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예지력 있던 영험한 의사의 예언대로 수술 후 채 2개월도 안 돼 암이 다시 생겼습니다. 이번엔 왼쪽 골반 깊은 곳에… 이번에 생긴 암은 다른 장기에 너무 가깝고 게다가 제 다리의 신경에 붙어 있어서 도저히 수술은 불가하답니다. 이젠 항암밖에 없다 해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2주마다 한 번씩 항암치료 중입니다. 이렇게 평생 살아야 한답니다.

이렇게 긴 시간 투병을 해온 저는 몸과 마음이 지칠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제가 힘을 얻는 것은 우선 바로 가족입니다. 이제 가족 자랑을 좀 하겠습니다. 먼저 제 남편입니다. ‘세상에 이런 남편 또 없습니다’라고 할 만큼 정말 제가 봐도 대단한 남편입니다. 항암으로 인해 탈모가 있을 거란 의사 말에 항암 안 한다고 울고불고하던 저를 달래던 남편은 저보다 먼저 머리를 빡빡 밀고 와서는 “봐 별거 아니야! 내가 같이 있잖아”라는 말로 제게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또 인공항문을 달아야 한다는 말에 낙심하고 수술을 거부하던 저를 달래며 남편이 건네준 말, ‘아무 걱정하지 마! 내가 깨끗이 관리해줄게!’ 그렇게 남편은 언제나 든든히 제 옆에서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항암으로 고통스러워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울부짖는 절 보며 옆에서 아무 힘이 돼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우는 남편이 정말 고맙고 또 백배는 미안합니다. 그런 남편 때문에 저는 지금까지 올 수 있었고 앞으로도 잘 이겨낼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 제겐 대학 1학년인 딸과 올해 대학에 가는 아들이 있습니다. 처음 제가 암 진단받을 때, 제 아이들은 13살, 12살 막 사춘기가 시작될 무렵이었습니다. 그러나 아픈 엄마 때문에 맘껏 사춘기도 누리지 못하고 절 돌보는 데 힘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제가 암과 싸우는 동안 비어있는 엄마의 자리를 제 딸은 훌륭하게 채워주었고, 제 아들은 누나의 말에 잘 따르며 듬직하고 돈독한 남매로 잘 자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늘 제게 말합니다. ‘엄마 조금만 참아. 하나님이 엄마 꼭 고쳐주실 거야. 절대로 지금은 안 데려가실 거야. 왜냐면 난 엄마가 없다는 게 상상이 안 돼. 그래서 매일매일 기도해. 그러니까 엄마도 아파도 조금만 참아.’라고요. 참을 수 있습니다. 적어도 아이들이 엄마의 부재를 의연하게 받아들일 때까지는 하나님께서 제게 좀 더 시간을 주실 줄 믿습니다.

제가 암이라는 병과의 싸움을 하며 여기까지 오는 동안 절대 쉽지 않았습니다. 많이 낙심하고 절망한 적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처음 제 삶이 암이라는 큰 벽 앞에 마주쳤을 때 제게 든 생각은 ‘왜? 도대체 왜?’였습니다. 그 누군가의 말처럼 가족 중 그 누구도 아닌 저라서 참 다행이고 그래서 더 없이 감사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마치 거친 물살을 거슬러 회귀하는 연어처럼 저의 마음은 종종 ‘왜?’라는 질문 앞에 멈추어 설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저를 일으키시고 마치 무빙워크에 옮기시듯 저를 세상 속에 내놓으시고 고비마다 함께 하신 하나님을 체험한 저는 이젠 더는 묻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참으로 다양한 모습으로 제 옆에서 동행해 주셨습니다. 우선 이런저런 이유로 몇 해 동안 미뤄져 왔던 남편의 직장보험이 제가 병원에 가기 직전에 시행된 것입니다. 덕분에 저는 MD Anderson에서 최고의 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아직도 하나님께서 저를 치료하시려고 보험을 허락하신 거라 생각합니다. 지금은 회사 사정이 어려워져 보험을 유지 못 하게 되었지만, 이제는 지속적인 항암치료만 하면 되기에 꼭 MD Anderson이 아니라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그해 여름에 팔순이 넘으신 시어머님께서 갑작스럽게 혼자 미국을 오셨습니다. 아이들이 보고 싶다는 이유였지만 어머님 덕분에 아이들 걱정 없이 치료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정말 기적 같은 일인데요. 그 당시 전 당장 수술을 해야 할 만큼 위급한 상황이었지만 수술 일정이 석 달 정도 기다려야 해서 걱정하는 상황이었는데, 정밀 검사 이틀 후 새벽 첫 시간에 수술받으려던 환자가 갑자기 수술을 취소해서 제가 이틀 만에 수술을 받을 수 있었던 일입니다. 그렇게 전지하시고 전능하신 하나님께서는 저희에 사정을 미리 아시고 미리 저를 위해 세심하게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전 저의 병은 하나님이 주신 게 아니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제게 이 일을 허락하셨습니다. 어쩜 제 삶을 미리 이렇게 세팅해 놓으셨는지도 모릅니다. 왜일까? 아마도 하나님은 고난 가운데 성숙해가는 저를 보고 싶으셨나 봅니다. 그래서 이제 저는 얼마나 더 사느냐보다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초점을 맞출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제한된 삶 속에서 뭔가 가치 있는 삶을 살아야 하는데, 가치 있는 삶이란 하나님 말씀대로 사는 것이라 배웠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제 은사를 생각해봅니다.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는 진작에 제게 사역을 맡겨주셔서 마냥 주저앉아있지 않게 하셨습니다. 바로 목녀 사역입니다. 많은 분이 저를 걱정하셔서 먼저 몸부터 챙기라고 하시지만, 솔직히 저는 시간이 매우 아쉽습니다. 그래서 특별히 수술하거나 입원으로 인한 때 말고는 목녀 사역을 쉬어본 적이 없습니다. 육신의 제약을 핑계로 하나님 일에 소홀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겨우 밥이나 해 먹는 최소한의 삶이지만 그래도 목장 식구들과 함께 모두 한 식탁에 둘러앉아 먹고 마시고 삶을 나눌 때가 제겐 참 행복한 시간입니다. 그 시간을 오래오래 갖고 싶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 VIP를 보내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목장 식구들의 변해가는 모습을 볼 때 더없이 행복하고, 또 변화를 두려워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그렇게 목장 식구들의 영적 상태를 지켜보며 갖는 약간의 긴장도 제겐 일어나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 중의 하나입니다. 무엇보다 아픈 목녀를 대신해 서로 섬기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면서 미안한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그들도 모두 언젠가 목자가 되고 목녀가 되는 그때를 위해 좋은 훈련이 되는 것 같아 그 또한 감사합니다. 우리 씨엠립 목장 식구들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지난번 2번의 간 수술 후 난소에 암이 재발하기까지 거의 1년은 3개월에 한 번씩 검사만 하면서 지냈습니다. 그리고 다시 암이 재발했을 때 돌아보니 그 1년의 시간이 그렇게 아까울 수가 없었습니다. 나중에 몸 나으면 선교도 가고 사역도 더 열심히 해야지 했지만 정작 다시 못 올 그 귀한 1년의 시간 동안 전 염려와 근심으로 헛되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다음은 없다는 것을… 미루지 않고 그때그때 부르실 때 순종하며 하나님 일을 하는 것이 하나님이 기뻐하실 거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래서 그다음 해에 선교 헌신을 했고 다행히 은혜로운 선교를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인생을 무한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나이 듦도 죽음도 저에게는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오늘도 이틀 전 항암을 끝내고 왔습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신 이 기쁜 날 귀한 예배에 저도 하나님이 고쳐주셨다는 기쁨의 간증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저는 이렇게 아직도 암과 싸우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제게 깊은 평화와 풍성한 은혜를 주신 하나님이 참 좋습니다. 얼마 전 폐와 척추 13번째 뼈에 다시 암이 전이되었습니다. 일단은 그냥 하던 대로 같은 약으로 항암치료 중입니다. 다행히도 폐나 척추의 암으로 인한 통증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골반에 암이 신경을 누르고 있어 그로 인한 통증이 저를 힘들게 합니다. 너무 아플 때 모르핀으로 잠시 통증을 가라앉히기도 하지만 웬만하면 안 먹으려고 합니다. 멍하니 무기력한 모습을 가족에게 보이기 싫기 때문입니다. 이 통증 또한 평생 갈 거라 합니다. 그리고 다리에 힘이 순간적으로 빠져 툭하면 넘어집니다. 그래서 주일에 교회 오는 것 빼고는 웬만해선 혼자 외출을 잘 안 합니다. 그리고 다리도 아픈데 왜 그리 높은 구두를 신나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사실 낮은 구두 신고는 몇 발짝도 걷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합니다. 그러나 육신의 병이 맘까지 고통스럽게 하지는 않습니다.

처음 간증 제의를 받은 그 시간 저는 아들과 저녁을 먹고 있었습니다. 생각지 않은 제의에 걱정과 고민이 겹쳐 식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하는 절 보며 아들이 무슨 일이냐 물었습니다.

“엄마가 간증을 하게 됐는데 어쩌지?”

“왜? 뭐가 걱정이야? 그냥 엄마 얘기하면 되지.”

“글쎄 엄마 얘기 뭐라고 해? 하나님이 고쳐주셨어야 간증이 될 텐데 아직도 엄마는 싸우고 있잖아.”

“No, 엄마 하나님이 100% 고쳐주지 않았지만, 엄마가 씩씩하게 잘 있잖아. 그거 얘기하면 아직 하나님 안 믿는 사람이 생각할 거야. 도대체 what kind of 신이길래 저 아줌마가 하나님 잘 믿지? 되게 궁금하네? 그러면서 하나님 믿게 될 거야. 그럼 하나님이 얼마나 좋아하실까?”

간증을 앞두고 걱정하는 제게 아들은 영혼 구원을 말합니다. 그러고 보니 제 아들은 지금 청소년 목자입니다. 딸도 어린이 목자로 최영기 목사님께 대표로 선서하고 임명장도 받고 대학입학 전까지 청소년 목자였습니다. 네 식구 중 셋이 목자입니다. 이 또한 제겐 너무나 감사한 일입니다. 혹시 저 아프다고 모두 목자 때려치우고 방황하면 어쩌나 했는데 모두 전보다 더 열심히 사역하고 섬기고 기도합니다. 저를 위해 참 많은 분이 기도해주시고 염려해주시고 가슴 아파해주십니다. 제게 이런 육신의 병이 없었더라면 결코 체험하지 못할 큰 사랑입니다. 우주에 충만한 사랑에 빚진 자로서 더 열심히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가끔 쉬어갈 때는 있겠지만 좌절하지는 않겠습니다. 지금은 하나님 일에 많이 동참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제게 주신 은사를 감사히 여기며 열심히 목녀 사역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예기치 않은 많은 일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러나 결코 좌절할 일은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이길 힘도 주시기 때문입니다. 들은 이야기지만, 재빠른 달리기 실력을 갖춘 토끼가 어이없이 거북이에게 지는 수모를 당한 것도 토끼가 자기에게 주어진 그 은사를 겨우 거북이와의 경주에 사용했고 그나마도 최선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만약 토끼가 자신의 최고 기록을 세울 생각이었거나 아니면 또 다른 경쟁자에게 자신을 내보이고 싶었다면 결코 토끼는 중간에 쉬는 일이 없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저희에게도 각자에게 맞는 은사를 주셨습니다. 그런데, 그 은사를 별로 중히 여기지 않고 남에게 버릴 때 우리 또한 어리석은 실수로 세상의 조롱거리가 될 것이 자명합니다. 하지만, 살면서 어려운 일이 있다고 해서 주저앉아 포기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토끼가 거북이와의 경주에 지긴 했습니다만 토끼는 토끼이고 여전히 재빠른 달리기 실력이 있는 것처럼 하나님께서도 우리에게 주신 그 은사를 최선을 다해서 귀하게 사용하시길 바라고 계실 겁니다. 그 능력의 은사를 과소평가하는 우를 범하지 않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길 바랍니다.

신앙생활을 하며 참 많은 간증을 들었고 감동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마음속에 간증하는 이들의 하나님이 왜 내게는 보이지 않을까 궁금해한 적이 있었습니다. 언제나 하나님은 다른 이들의 간증 속에서만 계신 것 같아서 많이 부러워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누가복음 24장 5절 말씀 “너희는 어찌하여 살아계신 분을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찾느냐?” 하나님은 다른 이들의 삶 속에 간증 속에만 계신 분이 아니라 제 옆에서 저와 동행하시고 계신 살아계신 분이십니다. 그래서 행복하고 든든합니다. 그래서 저의 간절한 소망은 그렇게 하나님과 발맞춰가며 언젠가 제가 천국에 초대받는 그 날까지 마음으로 굳건하게 지내며 씩씩하고 그래서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제 아들의 말대로 그러한 저의 모습을 통해 한 사람이라도 하나님을 궁금해하고 관심 가지다 주의 자녀가 된다면 저 더없이 행복할 것입니다.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씨엠립 모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