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 동안 제가 경험한 목장 생활을 간증하고자 나왔습니다. 제가 글을 쓰고 나서 보니까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더군요. 아마 초등학생 일기에도 있는 제목이 없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목을 ‘사랑’이라 붙여 봤습니다. 저는 아내와 아들 둘을 두고 있는 가장으로 메디컬 센터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5년 전 미국에 직장을 얻게 되어 휴스턴에 오게 되었습니다. 휴스턴에 도착 후 바로 휴스턴 서울 교회에 다니게 되었고 지금까지 교회를 열심히 다니며 하나님의 자녀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주변에서는 모범적인 VIP다 나도 저런 VIP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이끄심과 벧엘 목장 식구들의 사랑이없었으면 저희는 오늘 이렇게 목장 발표를 하는 일은 절대로 없었을 것입니다.
두 가지 사건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부활입니다. 사실 저희가 처음부터 지금까지 교회를 꾸준히 다닌 건 아닙니다. 처음 서울 교회에 다니며 맘씨 좋은 목장 식구들을 만나 교회에 대해 좋은 인상을 받았고 교회 생활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할 때쯤 확신은 없었지만, 영접을 하였습니다. 어쩌면 그 상황과 분위기에 밀려 영접을 하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후 저희는 교회를 떠났습니다. 너무나 좋으신 목장 식구들이었기에 직접 대면하고 차마 교회를 못 가겠다고 얘기할 수가 없어서 저희는 짧은 전화 통화 몇 마디로 저희의 의사를 밝힌 후 교회를 나가지 않았습니다. 자주 전화하시던 목자님도 저희에게 부담을 주기 싫으셨는지 전화도 없으시더군요. 그렇게 저희는 일 년 여 가량 끈 떨어진 뒤웅박처럼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저희가 이사할 일이 생겼습니다. 저희 부부는 도움받는 것을 싫어합니다. 도움을 받으면 언젠가 갚아야 한다는 부담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그러더군요. 도움을 받기 싫어하는 사람은 도움을 주기도 싫어한다고 저희가 그랬습니다. 그 이사 날도 저희는 ‘그래 우리끼리 조금씩 하면 되지!’ 하며 이사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아셨는지 목자 목녀님께서 오셔서 땀을 뻘뻘 흘리시며 일을 도와주셨습니다. 그리고 금식 주간이라며 같이 식사도 못 하고 돌아가셨습니다. 그날 저녁 저희 부부는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감사한 마음과 또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이사 그다음 주부터 교회를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날은 부활절이었습니다.
저희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이 목자 목녀님을 통해서 행해졌고 저희에게 전달되어 다시 일어나는 삶을 겪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쩌면 그 이사 날이 저희가 진짜로 영접한 날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두 번째 사건은 사역입니다. 교회 생활을 하면서 조금 답답했던 부분은 저희의 신앙이 빠르게 자라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느리면 행동으로 시작하자는 생각을 했고 사역이 저희 눈에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처음 교회를 떠났던 이유 중 하나가 교회 생활에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기는 거였기에 사역한다는 것은 정말 큰 부담이었고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사역 박람회가 시작되었고 저희는 사역 박람회 마지막 날이 되기까지 결정을 못 하고 있었습니다. 사역 박람회 마지막 주일날 저희는 아이들을 맡기러 유아 유치부 방에 갔습니다. 그곳에는 저희 목장의 10년 차 베테랑이신 형제님과 자매님이 계십니다. 그런데 그날따라 사역하시는 선생님들이 아무도 안 계시고 목장 형제님이 5~6명의 아이들을 혼자 돌보고 계셨습니다. 10년이란 경력이 무색할 정도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았고 저희는 어쩔 수 없이 형제님을 도와 아이들을 돌보았습니다. 그리고 예배가 끝나자마자 저희 부부는 주저 없이 달려가 유아 사역에 사인하였습니다. 그곳에 목장 형제님과 자매님이 계셨기에 그리고 평소에 그들이 보여 준 신실한 모습이 있었기에 저희가 사역을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사역을 시작하면서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교회는 나의 시간을 쪼개서 나가는 곳이 아닌 저희 삶의 그리고 가정의 일부분이 되었고 하나님 가족의 일원이 되는 강한 연대감을 느꼈고 또 저희 신앙도 서서히 자랐습니다.
목장 및 교회 생활을 하면서 차마 풀어내지 못한 많은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저희 부부의 믿음이 약해질 때마다 이런 에피소드들로 저희 부부에게 하나님의 존재를 확신 시켜 주셨고 믿음을 자라게 하는 단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저희의 영육이 약해지려 할 때마다 이런저런 사건들로 저희를 붙잡아 주실 것을 알고 그곳에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저희 목장 식구들이 함께 있어 줄 거란 것도 압니다. 지금까지 저희를 섬겨 주신 목자, 목녀님 그리고 벧엘목장 식구들에게 정말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저희 목장에 이제 막 VIP 딱지를 뗀 형제님 가정이 있습니다. 저희는 언제나 목장의 막내 가정으로서 사랑만 받았습니다. 이제는 저희가 받았던 그 사랑을 VIP 형제님 가정에게 전해 주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일,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하지만 목장 식구들이 저희에게 주었던 사랑을 기억하며 그리고 하나님이 우리에게 사랑을 전하려 직접 오셨던 것처럼 실천하는 사랑을 보여 줄 예정입니다. 많은 분이 그렇듯 저도 성경 구절로 소감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누가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자기 형제 자매를 미워하면, 그는 거짓말쟁이입니다. 보이는 자기 형제 자매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사랑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형제 자매도 사랑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 계명을 주님에게서 받았습니다(요한일서 4장 20~21절).”
벧엘 목장 식구들 사랑합니다.
벧엘 도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