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춘도 목자 전도 칼럼 #3] 위대한거 아십니까?

By December 4, 2017News

취직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갔던 예전 목원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저희 목장에서 예수님을 영접하고, 침례를 받고 건강하게 잘 양육되고 있던 자매였고 특히, 앞으로 한국어 뿐 아니라 영어권 목자로도 키울 수 있겠다 생각하고 있었기에 떠나 보낼 때 아쉬운 마음이 컸지만 그러한 마음을 뒤로하고 다른 곳에 가서도 신앙을 잘 키워 나갈 수 있기를 기도하며 보낸 자매였습니다. 역시나, 기도하고 기대했던 대로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 옮겨간 지역의 교회에서 부목자로 섬기기 시작하였고 그리고 조금 더 지난 후에는 목자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참 감사했습니다. 그 자매와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곳에서 목장은 잘 섬기고 있냐고 물었 보았습니다. 정신 없는 초보 목자로써 할 수 있을 법한 몇가지 반응을 예상하며 물어 본 것이었는데 갑자기 전혀 엉뚱한 소리가 들려오는 것이었습니다. “으으으 아오 흐윽~ ” 예상하지 못한, 글로는 표현하기 조차 힘든 소리였지만 저도 나름 10년차 목자 인지라 바로 알아듣고 ‘그것 참 고소하다’ 라고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그랬더니 ‘고소하다’라는 제 말의 의미를 110% 이해하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목자가 되어보면 깨닫게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내가 어떤 목원때문에 속이 썩어가고 있을 때 문득, 옛날에 내가 똑같은 짓을 했음을 깨닫게 되기도 하고, ‘그 때 우리 목자님은 참 아프셨겠다’, ‘마음이 참 어려우셨겠다’ 철이 들어가는 아이 같은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전화를 걸어온 그 초보 목자도 타지역으로 막 이주하여 새로운 직장에 들어 간지 얼마 되지 않은 사회 초년생으로 아직 적응도 안된 상황에서 바쁘고 바쁜 시간을 쪼개어 열심히 목장 음식을 차려 놓았는데 목장 시간이 임박하여 못 가겠다는 목원들의 연락을 받고 힘이 빠졌을 것 입니다. 이것 하자, 저것 하자 목자 혼자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에서도 너무 태연하다 못해 우아하기까지 한 목원들 또한 여럿 만났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힘들 때 마다 우리의 가슴을 후려치는 울림 또한 느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제자의 삶을 살라 말씀하시고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나 많은 순간 이렇게 애타는 예수님 말씀을 뒤로 하고 살고 있는 우리를 보곤 합니다. 목원들에 대한 나의 애타는 마음은 예수님의 우리를 향한 마음에 비하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는 싱글 목장을 하고 있기에 상대적으로 분가가 많고 한국으로 떠나 보내는 목원들도 많습니다. 특히 올해는 조촐한 목장을 하는 날들이 많는데, 그래서 가끔씩 같은 직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집으로 초대하여 식사를 대접하고 목장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였습니다. 어떤 분들은 모태 신앙을 가지고 계셨고 많은 분들이 시카고에 있는 유명한 미국 대형교회 예배에 참석하시는 분들이었습니다. 그래도 ‘아직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지 못한 분들이 계시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섬기던 중 놀라게 된 일 이 있습니다. 대부분 말씀이 좋기로 유명한 교회에 다니시는 분들이었지만 일상생활에서 전도를 전혀 하지 않으시거나, 하시 더라도 매우 소극적으로, 非지속적으로 하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모임에서 전도에 대한 많은 문제들이 저에게 집중되었고 감사하게도 그 중 많은 문제들이 해결되는 기쁨을 맛 보았습니다. 가만히 들 여다 보니 그 분들은 주일 예배말씀 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 보였고, 그 중 몇몇 분들에게 모임을 정기적인 전도 모임으로 바꾸자는 제안하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이야기를 나눈 지 일주일 후 신기한 일이 생겼습니다. 직장 주차장 엘리베이터안에서 모임에 참석하시는 분들을 우연히 만나게 되어 한국말로 담소를 나누는데 같이 타셨던 모르는 분께서 같이 웃으시는 것이었습니다. 전도할 대상을 찾고 있었던 터라 한국인임을 확인하고 통성명 정도 했다 싶었는데 그 분이 갑자기 눈물을 흘리시는 것 이었습니다. 자세한 사연이야 이곳에 다 적을 수 없으나, 하나님께서 우리의 고백을 들으시고 ‘자~ 한번 섬겨봐’ 하시면 VIP 한 분을 하늘에서 뚝 떨어뜨려 주신 것이 아닐까 합니다.

하나님은 믿음의 공동체를 영혼 구원에 사용하고 싶어 하신다는 것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목장이라는 것이 정말 전도에 얼마나 귀한 것인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열심히 교회를 다니며, 때로는 가슴을 울리는 최고의 설교말씀을 들으며 경건한 삶을 생각하게 되더라도, 그것이 우리로 하여금 전도에 직접 참여하게 하기는 어렵습니다. VIP 한명이라도 더 데려오려고 노력하는 목자부터 초신자 목원, 심지어 VIP를 위해 참여라도 해주는 본인조차도 VIP인 목원 까지, 영혼 구원을 위하여,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하여 우리의 목장, 가정교회가 정말 “위대한 것”이라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최고의 음향설비로 울려 퍼지는 찬양은 드리지 못할 지라도, 가슴을 울리는 설교 말씀은 듣지 못할 지라도, 우리 작은 목장에서 온갖 마음고생을 해가며 절대 교회에는 가지 않겠다는 VIP들을 상대로 정성으로 섬기고 있는 목자, 그리고 목원들이 위대합니다. 그리고,’ 가서 제자 삼으라’는 그 말씀에 참여할 수 있게끔 해주는 우리들의 목장이 위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