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춘도 목자 전도 칼럼 #1] 길에서 울다

By April 13, 2017News

ohchun012015년 2월 어느 날 한국에 방문해서 여러 일정을 마치고 대구의 한 지하철역에서 나와 집에 돌아가던 중 길에서 운 적이 있습니다. 매년 한국에서 열리는 싱글 연합 수련회 (전국의 싱글 목장 소속의 목자 목녀들과 목원들, 약 600~700명이 모여 간증, 강의, 찬양, 조모임을 통해 가정 교회 정신을 배우고 고취하는 집회) 참석차 한국을 방문하는데 그 날은 평일 시간을 잠시 내어 무엇을 사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날따라 길을 걸어가는데 제 옆에 지나가는 이들이 하필 모두 청년들이었습니다. 이쁘게 화장한 아가씨 자매들도 있고 나이가 좀 있어 보이는 총각들(?), 그리고 공부에 정신없어 보이는 대학생들도 보이고, 얼굴은 바빠 보이는데 어딘가 바삐 가는 그들 얼굴에 왠지 생기가 없어 보이고 목장을 다녀갔던 수십 명의 청년들 얼굴과 오버랩되면서 저들도 똑같이 학업 후 취직에 대한 압박감, 취직 후 직장 생활의 고단함 가운데 허덕이며 살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리 주님이 주인 되지 않고서야 이 땅 살아가는 거 빠듯할 텐데… 일한 만큼 보상받는 안도감 누리기엔 힘이 들 텐데’ 라는 생각을 하니 갑자기 마음이 아팠습니다. ‘거기다 가정의 문제를 안고 사는 청년들이 얼마나 많은데 가족들이 다 서포트를 해 주어도 살기 힘든 이 경쟁 사회에서 하나님 없이 견디기 힘들 텐데’ 라는 생각이 자꾸 들면서 결국은 눈물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줄줄 자꾸 눈물이 흐르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저를 쳐다볼까 봐 얼굴은 들 수가 없고 제 공허했던 청년 시절도 생각나면서 ‘하나님, 저들이 하나님을 만나야 하는데’ 하면서 계속 울었습니다. 중얼중얼 기도만 하며 ‘그래… 내가 목장이라도 열심히 해서 단 한 명의 청년이라도 하나님을 만나 하나님 안에서 마음껏 소명을 펼치며 기쁘게 이 땅을 살아가게 하자’ 결심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저의 본업이 있는 시카고로 돌아와 매일 하던 묵상을 하다가 누가복음 7장 11절~17절을 읽다가 갑자기 길에서 울던 그 날이 떠올랐습니다. 예수님께서 병든 이들을 고쳐 주시고 말씀을 설파하며 다니신 때였습니다. 나인이라는 성읍으로 가실 때 제자들과 예수님의 기적을 보고 놀랐던 무리가 동행하던 때였습니다. 마침 성문에 이르렀을 때 슬피 우는 과부, 그 여자 외아들의 시체를 매고 나오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13절 주님께서 그 여자를 보시고, 가엾게 여기셔서 말씀하셨다. “울지 말아라”…그리고 예수님은 관에 손을 대시고 “젊은이야, 일어나라” 하니 그 아들이 일어나고 그 광경을 목격한 사람들은 너무나 놀란 나머지, 두려움에 사로잡혀서 하나님을 찬양하게 됩니다. 이 구절을 읽으며 제가 예전에 길에서 울 때 하나님은 저에게 울지 말아라 하시지 않으셨을까하고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아들을 잃고 울고 있는 과부가 맥빠져 슬피 울기만 하고 예수님께 다가가 살려달라고 애원할 힘조차 없을 때였지만 불쌍히 여기신 예수님께서 친히 다가가 손수 아들을 살려 주신 것처럼 청년들에 대한 갈급함에 슬피 울고 있는 저를 보아서라도 하나님께서 제가 하는 자그마한 목장을 통해서라도 그 청년들을 살려 주시지 않을까 생각하다가 또 울었습니다. 그래서 그때 한가지 말씀을 통해 확신과 함께 한 가지 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울지 말라고 말씀하시는 주님을 기억하며 청년 목장을 하면서 ‘애통한 눈물을 잊어서는 안된다. 몇 명의 영혼 구원, 분가, 목자 만들기 이 모든 것을 떠나 내가 영혼 구원에 대한 열정의 마음이 순수한 눈물로 표현되고 있는가를 잊지 않고 사역해야겠다’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ohchun02휴스턴 서울 교회 문화 기획 사역부의 초청으로 매달 전도에 관한 칼럼을 한번 써 보기로 했습니다. 청년 시절 고등학교 때부터 술 마시고 노래하고(고래사냥 노래 가사, 나이 드신 분만 아심) 대학 시절 “이보다 더 놀 수가 없어” 할 만큼 놀다 대학원 시절 “더 이상 연구하기 힘들어” 할 만큼 연구하다 미국 와서 목장을 통해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그렇기에 청년 시절 주님을 모르고 허송세월 보냈던 것이 한이 되어 목자가 되고 청년 목장을 하면서 하나님은 저의 애타는 마음을 아시고 많은 믿지 않던 청년들이 주님을 만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을 목격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는 한국 싱글 연합 수련회에 참가하면서 많은 청년 목장을 하는 목자 목녀님들과의 만남을 주셨고 요즘은 미주의 청년 목장의 목자 목녀님들께서 시카고에 직접 방문하여 만나게 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칼럼을 통해 기가 막히게 사역하시는 그 주님의 일꾼들을 매달 소개해 볼까 합니다.

ohchun03새벽 1시에 카톡이 왔습니다. 한 싱글 자매 목자님이셨습니다. 목장 마치고 집에 가는 길이고 목장이 어땠고 좋았고 쫑알쫑알 수다를 떱니다. 지금 시각이 언제인데 핸드폰 끄고 당장 집에 총알같이 뛰어가라고 했습니다. 여리 여리한 자매 목자 한 명이 50명 싱글들 밥을 해서 먹이고 있습니다. 바쁜 대학 시절 본인도 몸이 아픈데 목원이 감기 걸렸다고 밥을 해서 먹이는 남자 싱글 목자도 있습니다. 청년 시절 스펙을 위해 달려 나가야 할 그들이 시간과 물질을 투자하고 있는 그 시간, 그 보상은 어떤 식으로든 주님을 통해 받을 것인데 눈을 감으면 보이는 하나님의 칭찬, 그리고 그보다 더 큰 하늘의 상급을 상상해 봅니다. 그리고 이 땅에서도 능력의 주님이 반드시 그들을 돌보아 주실 것을 확신해 봅니다.

이런 분들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소개를 원하는 분들도 연락 주시면 칼럼을 통해서 이 땅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드러내는 일을 저도 도와 보겠습니다. 특별히 전도에 초점을 맞추어 청년 목장에서 어떻게 전도가 일어나며 또한 그일 가운데 얼마나 기적 같은 일들이 소소하게 그리고 때론 거대하게 일어나고 있는지 소개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영상 하나를 공유합니다. 보는 내내 눈물이 그치질 않았습니다.

그리고 영상을 보면서 이렇게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영상 속의 소년처럼 목장에서 어떤 힘든 일이 있더라도 때론 앞에서 때론 뒤에서 온 힘을 다해 기도로 몸으로 주님을 붙드는 한 사람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끝까지 목장을 지켜보리라는 마음을 가지는 그 한 사람
이 세상 어떤 일이 있어도 죽을 때까지 목자로 살아보겠다는 한 사람
예수님께서 남겨 놓으신 교회, 그 교회를 위해서 죽도록 충성하고 목사님을 돕고 지키는 한 사람
죽는 한이 있어도 굶어 죽더라도 예수님만을 닮기 위해 그분을 놓지 않는 한 사람

그 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 시카고 안디옥 교회 오춘도 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