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8월에 니카라과 단봉선을 다녀온 아얀목장에 이경희입니다. 단봉선을 마치고 돌아오는 니카라과 공항에서 팀장님께서는 주일 예배 간증자로 저를 뽑으셨을 때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팀원 중 한분이 사정상 못 가시게 되어 대신 가게 되었기에 떠나기 4일을 남겨두고 비행기 표를 구하는 것도 어려웠으며 갑작이 구입해야 하는 비행기표 값은 몽골이나 카작으로 선교를 갈수 있는 만큼 올라, 솔직히 부담스러워 포기하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미련이 쉽게 가시지가 않았습니다. 팀장님과 저는 아침 금식을 하며 같이 갈수 있기를 기도했습니다. 밤낮 가리지 않고 인터넷으로 비행기값이 내려가기만을 바라면서 컴퓨터 앞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토요 새벽기도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그날도 여지 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 검색을 하는 중에 든 생각이 내년에 온식구가 여행을 가기위해 모아둔 마일리지였습니다. 그렇게 검색을 해보니 선교를 끝내고 돌아 올때는 혼자 와야하는 비행기표 이긴했지만 가능했습니다. 당연히 아깝다는 생각과 아이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동시에 든 것도 사실입니다. 앞뒤 생각않고 표를 마일리지로 끊고는 기쁨과 감사의 기도를 했습니다. 그리고는 모든 팀원들에게 알리며 서로 내일처럼 기뻐해줌에 또 한번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재대로 준비없이 떠난 단기봉사 선교는 첫 날부터 은혜롭지 못한 생각으로 사탄이 제 마음을 뒤흔들기 시작합니다. 밤 10시가 넘어 도착한 이상근 선교사님댁에서 대충 짐을 풀고 하게 될 사역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선교사님께서 한 사람 한 사람 맡은 사역들을 이야기하시고는 제 차례가 되어 하시는 말씀이 ..”자매님는 정은혁 목사님 대신 온거지요?..그럼 자매님은 뭘 할껀가?” 라는 말에 왠지.. 울컥하는 마음과 이집 저집에 아이들을 맞기고 엄마 고생시키면서까지 선교를 온 내 자신이 불만스러웠습니다. ‘그래도 분명 이렇게 힘들게 왔는데 하나님의 섭리와 목적이 분명 있을꺼야’ 라고 생각하며 잠에 들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둘째날도 셋째날도 모두 각자 맡은 사역을 하느라 정신들이 없는데 나도 뭔가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그저 사진찍고 아이들과 떠들고 놀기만했습니다. 아이들과 같이 노는 가운데 저에게 또 한번의 시험이 옵니다. 에어콘도 없고 쨍쨍째는 햇볏으로 인해 온몸은 땀으로 끈적거리고 기분은 계속 저기압으로 지내는데 유독히 지저분하고 냄세가 심한 한 아이가 유난히 저를 따르고 붙고 안고 하였습니다.
내 안에 여전히 숨어 있던 편견과 선입견으로 더럽다는 이유로 나도 모르게 그아이를 이런 저런 핑계로 밀어내고 도망가고 있는 내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마음 한쪽엔 이러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기가 무섭게 또 다시 부정적인 생각을 심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거울 하나가 제 눈에 보입니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사랑이 완전 소멸된 속이 시꺼먼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저에게 말씀하십니다. “넌 사랑이 없는 거짓으로 살아가지 않니?” 하는 음성이 들리면서 그 지저분한 아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래도 명색이 유치부 교사로 섬기고 있는데 내가 뭘하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너무나 죄스러워 정말 아담과 하와가 무화가 과실를 먹고 부끄러워 숨은 그 마음이 어떤 것인지 조금은 알것 같았습니다.
그 때부터 알게 되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이 곳에 오게하신 하나님의 섭리를… 이유를. 저는 사랑을 주는 방법도, 받는 방법도 잘 모릅니다. 그저 나만 상처받지 않고자 노력하며 사는것이 최선이었습니다. 그러다 예수님의 사랑을 알고 받은 사랑이 너무커서 나도 한번 사랑을 줄주아는 사람으로 살려고 노력하며 살아 가지만 여전히 새록 새록 올라오는 저의 쓴뿌리로 인해 입으로만 사랑한다 사랑한다 말하고 속은 거짖으로 꽉차있는, 그런 목장생활과 신앙생활을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하게 하셨습니다. 그저 남들에게 인정받고자 겉으로만 잘 포장된 모습으로 생활해 가고 있음을 보게하셨고 그래서 선교지에서 조차 내가 뭔가 해서 칭찬받고 으시대고자 한 것은 아니였나 깨닫게 해 주셨던 것이었습니다. 어디에서든지 하나님을 나타내야 하는곳에 어느 누구도 그자리를 예수님 한분 밖에는 할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감히 그 자리에 내가 서려고 한 모습을 거울을 통해 보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것을 보여주시기 위해 하나님께서는 저를 그 가난한 땅으로 부르셨던 것 같습니다. 그 아이에게 먼저 다가가 알아 듣지 못하지만, 미안하다는 고백의 회개기도를 하고, 같이 그 때부터 흙바닥에서 허리를 잡고 씨름도 하고, 손도 꼭잡고 걷기도 하고, 땀으로 범벅된 아이의 머리를 땋아 주기도 하며 그렇게 하나님의 사랑에 감사하며 선교를 가고 싶어도 못가는 분들이 많은데 갈 수 있는 환경을 허락하신 것에 감사하였습니다. 아직도 내 의가 더 나타나길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제 게, 나는 없고 오로지 내 안에 예수님이 나의 삶을 다스리고, 낮은 자의 자리로 내려오는 연습을 시키시고자 한, 하나님의 계획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절대 하나님 안에서는 우연도 땜빵도 없고 그저 하나님의 완전하고 세밀한 계획만 있을 뿐이였습니다. 지금도 생각이 남니다. 집이라고는 생각할수 없는 그런 판자 집에 살면서 그래도 좋다고 내 팔을 끌고 들어간 집은 밖에서 볼 때와는 더 악조건에 사는 아이.. 도둑질은 하나의 살아가기 위한 수단으로 사는 사람들. 먹고 살아야 하기에 엄마 아빠가 모두 일하러 나가고 길거리에는 어린 아이들이 그냥 돌아다니며 사랑도 못 받고 자라는 아이들. 애 어른 할 것없이 거짖말을 밥 먹듯이 하는 사람들. 이런 아이들을 내 가슴에 품고 사랑하라고 하나님의 마음을 품으라고 이곳에 보내셨음을 알고나니 자유롭게 나머지 선교 일정을 사랑의 눈으로 보고자 노력하며 지낼수 있었습니다.
일정이 거이 끝나갈 쯤 저는 주일학교 교사에게 집에 한번 가보고 싶다고 하니 흔괘히 데리고 가 주었습니다. 집은 그야말로 밖인지 안인지 알수 없을정도의 흙바닥에 침실과 부엌이 천 몇장 걸고 나뉘어져 있는 공간. 그리고 자랑하며 꺼낸 가족사진 앨범은 흙먼지가 수북히 쌓이고 낡아서 너덜 너덜 떨어져 가지만 그래도 이런 보금자리와 가족을 주심에 감사한다는 말에 목이 매어왔습니다. 좋은 것을 누리고 있어도 좋은지 모르고 여전히 욕심 부리며 사는 우리들과는 달리 가난하지만 주신 것들에 만족하며 작은 것을 주었을 뿐인데 크게 기뻐하는 그들의 마음에 고개가 숙여 졌습니다. 서로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았는데도 이상하게 하나님의 사랑이 함께해서 인지 서로의 말을 이해하고 가슴으로 서로를 껴안는 감동 또한 느꼈습니다.
돌아오는 제게 부끄럽게 꺼낸 선물을 주며 꼭 잊어버리지 말라는 말을 하는데 눈물이 났습니다. 아무 것도 해준 것이 없고, 줄 수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는데 맘껏 사랑해 주지도 못했는데, 그런 선물을 받을 자격이 없는데 하는 생각에 입술만 꼭 깨물었습니다. 이렇게 저는 이 짧은 기간 엄청난 사랑을 받고 돌아왔습니다. 이젠 더 이상 저에게 선교는, 복음을 전하는것은 물론이고 그들의 필요를 조금이나마 채워주고 오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선교를 하러간 우리에게, 지금껏 주신 많은 하나님의 자비와 은혜와 사랑을 다시금 생각해 보라고 그들을 사용하여 깨달음을 주시는 보석같은 시간이라 생각됩니다. 갑자기 가게 되어 준비하는 과정에서 오는 하나님의 은혜도 느낄 수 없었고, 기간도 짧아 그들과 좀 더 시간을 보내지 못해 여러가지로 아쉽고 미안한 마음이 더 많이 남는 선교였지만 이번 선교로 저는 앞으로 주님의 온전한 종에 모습으로 살아가기 위해 예수님의 사랑을 모르는 VIP는 물론이지만 이웃사랑에도 관심을 가지고 섬겨야겠다 다짐해 봅니다.
보이지 않는 공기처럼 섬기고, 더러운 흙이 내 발에 뭍어도 시선을 오직 주님께만 집중하고, 하나님의 도우심과 채우심으로 아름다운 그리스도의 향기를 내는 그런 낮은자의 모습으로, 주님의 종으로 쓰여지고자 소망해 봅니다.
하늘 복 많이 받으세요.
글 니카라구아 단기 봉사 선교팀, 아얀 목장 이경희 목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