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할빈학원 목장 박은경입니다.
저는 2012년 남편을 따라 휴스턴으로 와서 그 해 여름부터 목장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비빔밥 먹으러 오라는 초대에 그리고 아들 또래 친구들이 많다는 말에 그렇게 단순히 밥 먹으러 따라간 목장 생활이 어느덧 3년이 훌쩍 넘어버렸습니다.
가톨릭 신자였던 저희 가족은 “교회만 안 가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목장 생활을 해왔습니다.
목장 식구들이 좋고 기도하는 모임이라 좋고, 뭐 그렇게 살면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렇게 시간은 3년이 지났고 그사이 저희 목장은 두 번의 분가를 했습니다. 두 번의 분가 때마다 목자님께서 우릴 버리시면 어쩌나 하고 내심 떨었고, 버림받지 않고 살아남아 같은 목장에 남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목자, 목녀님께 죄송하기도 하고 뭔가 두 분을 위해 결단을 할 필요를 느끼던 차에, 남편이 페루 선교를 가겠다며, 그러려면 교회에 등록을 해야 한다는 목자님 말씀에 선교 모임에 갔던 남편이 등록을 하고 왔습니다.
교회 가자고 하면 목장 못할 거 같다던 사람이 저와는 상의 한마디 없이 결정하고 온 남편에게 약간의 배신감마저 느꼈었지요.. 선교를 위해선 저도 등록해야 한다고 하셔서, 하긴 해놓고도 여전히 무거운 마음이었습니다. 생각했던 제 계획이 엉망이 되던 순간이었습니다 미국 성당에서 음악봉사를 두 달 쉬기로 하던 때라 그럼 두 달만 교회를 다녀야지 하고, 두 달 후에 목자님께 얘기하자 결심하고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교회 예배 때면 절대로 이곳에 동화되지 말아야지 하며 찬양도 안 따라 하고, 딴생각하며 버티고 그렇게 혼자 힘겨루기를 하고 있을 때 목사님 설교가 제 머리에, 제 가슴에 남기 시작했고, 듣고 싶고 심지어 다른 친구들에게도 들려주고 싶기까지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좋은 찬양에 감정이 뭉클해질까 봐, 사람들 앞에서 눈물이 날까 봐, 절대 부르지 않으면서, 대체 내가 왜 이러고 있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남편이 페루 선교를 다녀왔고 은혜로운 선교 여행에 너무 감사하며 자신을 바꿔나가려고 애썼고, 그런 모습을 보며 이제 결심하고 열심히 교회 생활을 해야겠다 다짐하던 중 남편 회사의 안 좋은 상황들이 생기고 힘들어하는 모습에 기왕 여기서 제대로 할 거면 다음 단계인 예수 영접도 해야겠다 싶었습니다. 뭔가 한 걸음 나아가야 한다는 마음의 소리가 강력했었습니다.
그렇게 결정을 하고 헌신기도문을 쓰기 위해 예배 후 앞으로 나가 기도를 하고 목사님의 기도를 받을 때 저는 알았습니다. 그 앞에서 저를 기다리시던 분이 바로 예수님이셨다는 걸…. 오랫동안 안타까운 마음으로 기다리셨다는 걸….
끝도 없는 눈물에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고, 그저 죄송하고 그 오랜 기다림에 감사하고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오랜 힘겨루기를 끝낼 수 있었고, 예수 영접과 침례를 2주 만에 마쳤습니다.
하나님이 제게 바랐던 것이 그저 행복한 신앙생활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걸 위해 아무런 기대도 없던 미국에 목장을 준비하시고 목사님의 설교를 준비하시고 찬양으로 말씀하셨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 나를 잘 아셔서 내게 딱 맞는 방법으로 이 모든 것을 준비하신 손길에 놀랍고 감사할 뿐입니다.
전 세상에 크리스천 언어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말이지만 믿음이 있기 전엔 들리지 않는 언어……
그저 황당한 비논리적으로 들리는 말들이 언젠가부터 들리고 이해되는 참 신기한 언어……
이제는 저도 그 말들이 들리고 이해되고 감동으로 눈물도 흘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예배 때 가슴이 찡하기도 하고 마음 놓고 울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예배 때 남편을 펑펑 울게 했던 찬양 가사 중 “주께서 택하시고 이 땅에 심으셨네. 또 하나의 열매를 바라시며” 처럼 저를 통해 열매 맺기를 바라시는 일을 열심히 할 수 있기를 소망해봅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할 수 있게 정말 오랫동안 한 번의 강요도 없이 기다리고 또 기다려 주신 목자님과 목녀님께 감사하고 또 감사 드립니다. 목자님을 따라서는 절에라도 갈 수 있다는 저희 남편을 헌신으로 이끌어 주셔서… 그리고 남편의 복잡하지 않은 결단 덕에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설 수 있었음을 고백하며 이 간증을 마칩니다. 하늘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