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자 간증 : 김영관목자

By July 12, 2016e참빛

안녕하세요. 이번에 파라이소 목장에서 분가한 김영관입니다.

‘인근에 지휘자 필요로 하는 교회가 많을 터이니 가서 섬기세요.’ 단호하면서도 나이스하고 간결한 최영기 목사님의 환영사였습니다.

2009년 12월 14일 한국에서의 10여 년의 부교역자 생활을 마치고, 또 다른 부르심을 기대하며, 크리스마스 때도 에어컨을 튼다는 달콤한 집사람의 말 한마디에, 반팔 티 몇 장 챙겨 휴스턴에 왔을 때, 공항 문을 나서며 맞아야 했던 겨울바람만큼이나 차디찬 그분의 한 마디였습니다. 예상 못 한 휴스턴 겨울바람에 놀란 가슴 추스르기도 전에, 겨울에도 히터가 필요 없을 만큼 따듯하다는 가정교회의 중심지 휴스턴 서울교회에서 맞는 차디찬 그분의 한마디가 정신을 번쩍 들게 했습니다. 이건 뭘까? 이 교회는 뭐가 그리 당당할까? 배부른 교회의 갑질일까? 가정교회가 뭐길래? 그 이유를 체득하기까지 3, 4년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모든 오해가 풀리고 3개월 만에 극적으로 회원의 자격을 얻었습니다)

처음 일 년간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목장에 소속되어 생활하면서, ‘아니 이렇게 허술할 수가?’ 이렇게 허술한 조직으로 어떻게 이렇게 큰 교회를 이루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목장 성경공부도 허술한 것 같고, 목장찬양도 뜨거운 것 같지 않았고, 목장 기도도 그리 열정적으로 하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목장이라고 해서 모여서 먹고 이야기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하는 게 없는 것 같았습니다.

두 번째 해에는 찬양대사역을 시작하면서 교회의 내부를 들여다보며 다시 놀랐습니다. 집사님들께서는 보통교회의 부교역자들의 역할을 하고 계셨고, 사역을 맡은 분들의 헌신하시는 모습을 보고 놀랐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불나방처럼 헌신하게 할까? 심지어 사역하고 있는 찬양대원들을 보면서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다른 교회와는 달리 대접도 못 받으면서 매주 수요일 아무도 모르게 자기들끼리 모여 밤늦게 연습하고, 소리 안 나온다고 잔소리 얻어먹으면서도, 피곤함에 가라앉는 눈꺼풀 치켜뜨며 연습하는 대원들을 보며 놀랬습니다. 그때 까지만 해도 의아하기만 했습니다. 도대체 이 놀라운 헌신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단순히 하나님의 일이기에 헌신한다 하기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렇게 셋째 해가 지나 네 번째 해가 되어가는 어느 날이었습니다. ‘더 이상 받아먹기만 하는 건 인간 된 도리가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수수께끼가 단번에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놀라운 실험 정신이 충만한 음식으로 매주 싱글들을 거두어 먹였던 은창빈/희영 목자목녀님의 섬김, 건강이 좋지 않아 힘드신 가운데서도 목자로서 목원을 돌보시던 정공현/ 남옥행 목자, 목녀님의 섬김, 서울교회에서 주님을 영접하시고 뜨거운 믿음과 열정으로 목자가 되신 윤재학/ 유경 목자, 목녀님의 섬김을 받으며 살아가던 어느 날 갑자기 마음을 파고든 생각으로 인해 모든 수수께끼가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의구심을 풀어주는 키는 바로 ‘체득 되어진 섬김과 사랑’ 이었습니다. ‘크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하신 주님의 말씀이 이루어지는 곳이 우리 교회라는 것을 알았을 때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믿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말씀이지만 그것이 실제로 이루지는 것을 보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목장에서 많이 섬기는 사람이 목자가 되고 초원에서 더 많이 섬기는 사람이 초원 지기가 되고, 교회에서 더 많이 섬기는 사람이 집사가 되는 교회가 우리 교회였습니다.

그 허술해 보이는 목장교회를 이끌어 가는 힘도, 집사님들을 위시한 모든 각부서 사역하는 평신도 사역자들의 불나방같이 사역을 향해 뛰어드는 헌신도 모두 이 ‘체득 되어진 사랑’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첫 번째 해와 두 번째 해에 놀랬던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놀람이 있었습니다. 저는 ‘유레카’ 라고 외치며 속옷 바람에 뛰어다니고 싶었지만 참았습니다. 그때서야 머리와 마음으로 가정교회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목장을 통해 목자의 섬김과 헌신을 삶으로 배우고 그렇게 목자가 되어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게 삶으로 배워온 섬김과 헌신을 해가는 성도들을 보며 감동했습니다.

머리로 배워서만은 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을 보면서 저도 목자가 되어야겠다는 꿈을 비로소 갖게 되었습니다.

목자 헌신 결심과정부터 임명까지 더 다이나믹하고 흥미진진한 간증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야기들을 여기서 다 한다면, 저는 목자 임명을 받기도 전에 강단에서 끌려내려 갈지도 모릅니다. 시간이 되었으니 이만 갈무리 하려 합니다. 다만 그 역동적인 시간들을 통해, 주님께서는 저희 가정을 목자 목녀로서의 사명을 더 든든한 반석 위에 세우셨고, 용기를 주셨고, 사랑스러운 목원들 한 사람 한 사람을 가슴에 새기게 하여주셨습니다.

삶으로 체득한 그 섬김과 사랑, 이제는 우리도 그렇게 흘려보내겠습니다. 그동안 격려해주시고 지원해 주셨던 윤재학/유경 목자님 가정과 북경목장식구들께 감사드리고, 부족하지만 목자라고 좋아라해주시는 사랑스런 목원들의 목자로 태어날 수 있도록 품어주신 이용교/정숙 목자님과 파라이소 목장식구들께 감사드리고, 처음에는 나이스하고 쌀쌀했지만, 지휘자로 세워주시고 부족하지만,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고 좋아해 주신 사랑하고 존경하는 최영기 목사님께 감사드리고, 오늘 목자로 세워주시고 격려와 응원해주신 휴스턴 브이아이피들의 킹카 이수관 목사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와 우리 가정을 인도하시고 사랑해 주신 우리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하늘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