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신자로 태어나 하나님을 모르던 제가, 이곳 휴스턴 서울교회에서 주님의 자녀가 된 지 어느덧 9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이렇게 안수목녀로 임명받게 된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합니다. 휴스턴에 오기 전에는 지갑에 부적과 오른손에는 염주를 차고 미신을 맹신하여 꿈자리가 안 좋으면 몸을 사리며 약속도 취소하고 밖에도 잘 안 나가던 저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을 만난 후 저는 늘 주님이 저와 동행하시며 지켜주심을 믿게 되었습니다. 물론 고난이 있을 때도 있지만 늘 그때마다 저보다 더 아파하시며 주변의 믿음의 사람들을 통해 위로받게 하시고, 가장 좋은 때에 가장 좋은 것으로 응답하시는 주님을 경험하며 조금씩 믿음이 성장해 온 것 같습니다.
각자의 성격과 모양에 맞게 하나님을 만난다고 하던데, 저는 싫어도 거절을 잘 하지 못하는 성격입니다. 예수영접모임에 들어가서도, 다들 영접하겠다고 손을 드는데 저만 안 하겠다고 할 수 없어서 저도 영접하겠다고 손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열정이 넘치시던 목자님의 권유로 수요예배, 토요 새벽기도, 삶 공부 등 교회의 예배와 행사에도 반은 억지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저는 교회에 그리고 하나님의 나라에 이슬비 맞듯이 젖어 들게 되었습니다. 거절을 잘 하지 못하는 제 성격 때문에 처음엔 수동적으로 믿음 생활을 시작했지만, 하나님을 그런 제 모습도 순종이라 생각하시고 예쁘게 보셨는지 지금까지 많은 축복을 허락하신 것 같습니다.
그 많은 축복 가운데 첫 번째는 가족입니다. 가족보다는 세상을 더 사랑하시던 아버지 때문에 늘 힘들어하시던 어머니를 보고 자란 영향으로 저는 평범한 가정을 이루고 살 거라는 기대감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7년 전에 하나님을 만나고 180도로 삶이 달라져 하나님께 직진하는 교회 오빠였던 지금의 남편을 만나 믿음의 가정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임신만 하면 남편이 해고되어 물질적인 어려움에 부닥치기도 하였습니다. 쌍둥이 태아 가운데 하나가 뱃속에서 사산되는 슬픔도 겪었고, 남은 태아가 혹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지는 않을까 두려움도 생겼습니다.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이 있었지만, 그 가운데 주님이 저희 가정 안에 계신다는 것을 알기에 흔들리지 않고 함께 두 손 잡고 달려올 수 있었습니다. 물론 둘째 아이는 많은 분의 기도 응답으로 정상적으로 태어나 지금은 유치부 토끼반에서 제일 튼실하고 똘똘한 아이로 잘 자라고 있음에 감사합니다. 세겹줄 애니어그램에 따르면 저는 ‘화해자’의 성향을, 남편은 ‘모험가’의 성향으로 두 사람이 성격이 너무 다릅니다. 만일 저희가 믿음이 없었다면 어땠을까요? 분명 현실에 불평하며 서로 미워하고, 세상 속에서 각자의 즐거움을 찾아 쉽게 깨어질 가정이 되었을 겁니다. 하지만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경외하는 남편이라, 다툼이 있어도 그날을 넘기지 않고 열 번이면 열 번 먼저 사과해주고 저의 모습을 이해해 주며 보듬어 줍니다. 지난 7년간 주님 안에서 훈련하면서 살다 보니 서로의 다른 성격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한 사람은 뚝심 있게 나아가고, 다른 한 사람은 주변을 살피며 서로의 부족함을 보완해주며 살아가려고 노력합니다. 아직은 완벽하지 않지만, 주님 안에만 잘 붙어 있으면, 앞으로 함께 걸어 나갈 시간이 쌓이면 쌓일수록 서로 더 사랑하고 완벽한 팀워크를 자랑하는 아름다운 믿음의 가정을 이루어 가리라 확신합니다.
두 번째 축복은 목장과 교회입니다. 누군가를 섬기고 살아간다는 것이 복되고 기쁨이라는 것을 모르던 제가 목장을 만나고, 여러 목자님의 섬김과 사랑으로 예수님을 만나고, 피도 안 섞인 사람들과 가족이 되어 울고 웃으며 믿음의 울타리 안에 있게 해 주심에 감사합니다. 어느덧 받은 그 사랑을 나누는 목녀의 자리로 초청해 주셔서, 아직도 좌충우돌하지만 7년째 목장을 섬기고 있습니다. 간증을 준비하면서 저희 목장을 지나간 많은 식구가 떠올랐습니다. 제가 받은 만큼 많은 사랑을 주지 못했던 식구들이 떠올라 마음이 아프고 미안했습니다. 미성숙한 목녀인 저를 잘 따라주고 섬겨주던 식구들에게 제가 해준 게 많이 없어 미안했고, 오히려 목녀라는 타이틀로 제 마음대로 하려고 하지 않았나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목장 식구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목녀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또한, 우리 교회에 훌륭하신 많은 믿음의 선배들과 삶 공부가 있음에 다시 한번 감사했습니다. 제가 길을 몰라 방황할 때 믿음의 선배들과 동역자들을 보며 따라갈 수 있었고, ‘생명의 삶’을 통해 믿음의 확신을 하고, ‘새로운 삶’을 통해 삶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태교를 위해 들었던 ‘경건의 삶’과 ‘하나님을 경험하는 삶’을 통해 나의 상황에 집중하기보다 하나님을 바라보고 맡기는 훈련을 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최근 들은 ‘목자목녀의 삶’을 통해 저에게 맡겨주신 양 떼들을 주님께 잘 붙어있도록 하는 것이 저의 역할임을 알고 주님보다 앞서가지도 뒤처지지도 않고 섬기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세 번째 축복은 성품을 다듬어 가시는 것입니다. 저는 친절하려고 노력하지만, 사랑이 많은 사람이 아닙니다. 믿기 전에는 적당히 착한 척하며, 다른 사람들과 적당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제 안에 있는 시기, 미움 등은 적당히 감추며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저와 맞지 않은 사람에게는 관심을 가지려 노력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목장이라는 곳이 저를 포장한다고 포장되나요? 나랑 안 맞는다고 무시할 수 있는 곳인가요? 처음에는 조금 포장이 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서로의 민낯이 드러납니다. 그리고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을 미워하고 안 보고 싶은데도 용서하고 사랑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목녀이기에 인내하고 들어주고, 자존심 내려놓고 사과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저를 사랑하시는 주님께서 착한 척하는 위선적인 제 모습을 버리고, 진짜 착하고 선한 주님의 종으로 살기 원하시고 계속해서 변화시켜주심을 압니다. 그리고 나와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법을 교회와 목장을 통해 사역을 통해 알게 하십니다.
아직은 제가 여전히 서툴고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지난 9년간 변화 시켜 주신 주님께서 앞으로 저를 또 어떻게 변화 시켜 가실지 기대가 됩니다.
말랑 이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