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2년간 뜨미아르 목장에서 목장 오빠로 지내다가, 이번에 살라띠가 목장으로 분가해서 목장 아빠로 섬기게 된 문재만 입니다. 많이 부족하고 이기적인 저에게 위로의 빛으로 찾아와 주시고, 따뜻한 사랑으로 지금 이 자리에도 함께 계시는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앞길을 계획하지만, 그 발걸음을 인도하시는 분은 주님이시다.”
잠언 16장 9절 말씀입니다. 저는 계획하는 걸 좋아합니다. 준비된 시간과 공간 안에서 순서대로 계획했던 일들을 이루어 나가면서 짜릿한 행복을 느끼지만, 반대로 단 하나라도 잘 풀리지 않으면 수많은 근심과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저의 계획대로 이루어진 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오늘 이 자리에 제가 서 있는 것 입니다. 저는 못하는 게 많습니다. 어렸을 때 유치원을 다녀와서, 온 가족이 다 같이 저녁을 먹는 자리였습니다. 그때 부모님께서, “재만이 오늘 유치원 어땠니?” 하루에 일과에 관해서 물으시면, 저는 “괜찮았어요.” 그 대답을 듣고 당황하셨는지 어머니께서 그때 제가 맛있게 먹고 있던 된장찌개가 어떤지 물으시면, 저는 “괜찮은 거 같아요.” 어렸을 때 저는 감정표현을 잘 못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아무리 감동적인 드라마를 봐도, 다들 ‘송중기, 송혜교’ 주인공이 된 거처럼 눈물을 훌쩍일때, 저는 아무렇지도 않았고. 목장 나눔 시간에는 다들 공감해주며 기도해줄 때 저는 ‘영혼 없는 리엑션’으로 국어책 읽는 거처럼 응원해주던 저에게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눈에 땀’을 주셨습니다.
목장 식구가 예수님을 만나고 영접했을 때 ‘기쁨의 눈물’을, 목장 식구가 하나님과의 관계가 멀어져 간다고 느껴질 때 ‘아픔의 눈물’을 주셨습니다.
저는 음악을 못 합니다. 악보도 읽지 못하고, 고음불가, 박치인 제가 목장에서 찬양 인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천천히4/4 박자, 기타 치면서 가장 처음으로 배운다는 G 코드, 그리고 그 두 개로 할 수 있었던 ‘옛날 찬양들,’ 그런 저만 아는 찬양을 하면서 매주 목장 시간에 혼자 땀을 흘리며 독창을 했었고. 그나마 그 찬양들이 익숙해질 때 어떤 목장 동생이 그러더군요, “오빠… 우리 새로운 찬양 하면 안 돼요?” 매주 목요일 밤 찬양 준비하는 게 부담이었던 저에게, 하나님께서는 찬양의 기쁨을 주셨습니다. 지금은 매주 목장 식구들과 함께하고 싶은 찬양이 많아서 고민입니다. 저는 요리를 못합니다. 항상 라면을 요리라고 생각하던 저는, 요리재료가 그렇게 다양한 줄 몰랐습니다. 마트에 가보니 간장이 하나가 아니에요…. ‘양조간장, 진간장, 국간장, 조선간장…’ 또 고추장 더 많아요…. ‘태양초 고추장, 찹쌀고추장, 현미 고추장, 순창 고추장…’ 그리고 ‘순한 맛, 보통 매운맛, 매운맛, 매우 매운 맛 많이 안 해본 저는 매주 금요일 목장을 준비하면서 요리 공부를 합니다. 그런 저에게 하나님께서는 ‘맛이 없어도 맛있게 먹어주는 배고픈 목장 식구들을’ 보내주셨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가장 못하는 건 순종이였습니다. 누군가 하라 하면, 절대 안 하고, 하지 마라 하면 한번 해볼까? 고민하는 이런 뺀질거리는 성격 때문에 그동안 목자 목녀님께 큰 근심을 드렸었고. 또 그런 고집과 욕심 때문에 바로 누릴 수 있는 하나님의 축복의 길을 멀리 돌아와야 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이제 막 분가한 4개월 차 새내기 싱글 목자입니다. 지금 앞에 계신 여러분들과 많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도 ‘목자님’이라는 호칭은 저에게는 많이 부담이고 도전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저의 능력과 계획이 아닌 항상 부족하지만, 그때마다 능력 주시는 하나님과 함께 하나님 연출에 목장 드라마를 기대해봅니다.
드라마 제목: “부르신 곳에서”
연출: 하나님
출연: 문재만과 살라띠가 목장 식구들 그리고 우리와 함께하시는 성령님
내용: 목자로 헌신하면서 기대 반 걱정이 많아진 나, 매주 도전이지만 내 삶을 이끌어 주시는 따스한 성령님을 만나서, 달콤 반전 있는 아름다운 목장에 모습을, 코미디 풍으로 그린 드라마.
살라띠가/문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