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춘도 목자 전도 칼럼 #4] 신짜오!!

By January 8, 2018News

“신짜오!!” 오늘은 재미난 목장을 하나 소개합니다.

한국에 있는 울산 시민 교회의 한 부부 목장에서 작년 4월에 분가해 나온 초롱초롱한 싱글 목장입니다! 혹시 “신짜오”가 무슨 뜻인지 아시나요? 베트남어로 “안녕하세요”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이 목장엔 베트남 청년들이 모인답니다. 처음엔 너무 신기했어요. 이야기를 어떻게 할까? 이 목장을 섬기고 있는 목자님은 싱글 자매 목자님이고 베트남어를 모른대요. 그래서 이 목장에선 짧은 영어 ^^;를 쓰기도 하고 베트남 이주 여성분들 중에 한국어를 조금 쓰시는 분도 있고 심지어 통역기를 써서 이야기를 하고 바디랭귀지를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언뜻 드는 생각이 “아이고, 모국어로 목장을 하는게 그나마 정말 쉬운 일이었구나” 싶습니다.

제가 미국에 있다 보니 간혹 미국 교회를 통해서 오래전 이민 초기에 하나님을 만났다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한국에서 베트남 청년들을 생각하니, 예전 이민자인 한국인들을 부지런히 섬겼던 미국분들처럼 우리 나라도 외국인들을 섬겨서 주님의 제자로 키워 보내는구나라는 뿌듯한 생각도 듭니다. 여러 선교지에서도 목장은 활발히 전파되고 있고 이렇게 거주 지역내에서도 외국인까지 목장을 통해 섬길 수 있다는 것이 황홀할 정도로 감사한 일 같습니다. 그것도 특별히특정 언어나 나라에 능통하지 않은 사람이 목자가 되어 섬기고 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목장을 섬기는 자매 목자님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볼까요? (울산 시민 교회 고경미 목자)

“저는 저를 위해 뭘 많이 하고 살았습니다. 그래서 여행도 몇 달씩 다니고 사고 싶은 것들도 사면서 다녔는데, 어느 날부터 회의가 들고 재미가 없어졌습니다. 목자를 하면서 여행을 또 갔는데 재미가 싹 없어졌고, 특히 재작년 북유럽 여행 가려다가 목녀님의 권유로 베트남 단기 선교를 가게 된 것이 저에게 아주 큰 전환점이었습니다. 가서 심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너무나 가난하고 지저분한 가운데 딸을 낳아서 살림밑천으로 시집 보내고, 그런 딸에게 돈을 요구하는 부모님들도 계시고.. 내가 살던 환경과는 너무나 차이가 있었고, 베트남 이주 여성 근로자들이 너무 불쌍하기도 하고 안쓰러웠습니다. 한국에 돌아와서 베트남 청년들을 섬기는 목장을 하게 되었는데 한국에 있는 베트남 이주민들 중에도 어려운 분들이 많았습니다. 힘든 결혼 생활을 하는 이들도 있고 신분 문제로 어려움을 겪거나 안 좋은 환경에 빠져 혼란한 생활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도리어 돈을 잘 벌어서 흥청망청 쓰는 이들도 있고 병을 앓고 있는 이들, 공부하면서 밤늦게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어떨 땐 말이 전혀 안 통하는 베트남 청년 한명과 몇 달간 목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웃깁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혼자 그렇게 목장하는 저를 불쌍히 여기셨는지, 한국 자매님 한 분을 붙여 주셨습니다. 2년 정도 교회를 안 다녔던 초신자 자매님이신데 목장과 교회에 나오셔서 븨아이피들 밥도 사 주시고 선물도 주시고 목원들을 알뜰살뜰 챙겨 주십니다. 이 자매님도 저를 닮아 여행을 무척 좋아했던 자매님입니다…”

우와… 하나님은 정말 목장을 좋아하시나 봅니다. 한국에 있는 베트남 청년들 어려움을 아시고 그들을 섬길 사람을 세워 주시고 또 목장을 통해서 교회를 통해서 복음이 전해지게 하십니다. 거기다 목장의 어려움을 아시고 동역자도 붙여 주십니다. 할렐루야!! 우리 생각의 범주를 늘 넓혀 주시는 우리 하나님이 계시기에 기쁘나 슬프나 즐거우나 괴로우나 목장 사역은 2018년에도 계속됩니다.

신짜오 목장에서는 목장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최근에 목원 두 명이 영접도 하고 세례도 받았다고 합니다. 한국에 가면 저도 꼭 한번 방문해 보고 싶어요. 왠지 그 목장엔 자주 베트남 쌀국수를 먹는지도 궁금하고요. ^^; 타국에서 고생하는 베트남 청년들을 위해 목장을 여신 하나님께서 올해 우리 목장엔 어떤 영혼들을 붙여 주실까 상상해 봅니다. 하나님께서 멋지게 일하실 수 있으시도록 먼저 제가 준비되어야겠습니다. “가느다란 초승달이 아닌 옹근 달의 하나님*”을 바라보며 사역하기 위해 부지런히 지구의 그림자 같은 내 자아를 내려놓는 그런 정직한 기도로 여는 2018년을 기대합니다!!

*작가 플래너리 오코너의 기도 일지 중의 한 문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