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간증: 공동체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해 주심.

By August 7, 2017e참빛

50명이 넘는 이 큰 선교팀에서 감히 제가 간증자가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하나님께서는 아마도 제가 이 간증을 통해 기존의 저를 돌아보고 마무리 짓고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기를 원하셨던 것 같습니다. 부족한 제가 하는 간증이지만 하나님의 은혜가 온전히 드러나기를 소망합니다.

이번에 북미팀에 조인하게 된 것은 저희 목녀님의 권유, 플러스 제가 조인하지 않으면 목녀님 역시 가시지 않겠다는 부담을 주셔서 1주일을 고민하다가 결국 조인하게 되었습니다. 선교는 멀리 도움이 필요한 나라에 가야 더 큰 감동이 있을 것 같았는데 바로 옆의 뉴멕시코라니 왠지 그렇게 기대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많은 준비를 하기엔 마음이 항상 바빴고 삶 공부에, 일에, 앞으로의 진로 고민에 힘들어하는 날이 있었지만, 막상 선교가 시작되니 내가 맡은 VBS 팀 일과 오겹줄 조장으로서의 일을 잘 해야겠다는 책임감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제가 그 일을 일로 행하기보다는 하나님의 방법으로 하기를 원하셨던 것 같습니다. 제가 맡은 VBS팀은 비교적 나이가 많았는데, 대략 중2 정도 나이 정도 되는 말을 잘 듣지 않는 아이들이었는데 처음에는 이런 아이들을 과연 잘 리드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되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아이들이 조금 이해가 가기 시작했고, “난 이런 거 시시해”라는 얘기를 말은 안 해도 온몸으로 표현하던 아이들이 결국 같이하자는 찬양과 율동을 못 이기는 척 소심하게 따라 하는 걸 보며 어느새 그들이 귀엽게 보이고 고마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선교가 끝날 때쯤에는 아이들을 향해 기도를 해주는 시간이 있었는데 문득 그 아이들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이 아주 조금쯤, 갑자기 울컥 느껴지면서 어느새 내가 그 아이들에게 눈물로 기도를 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아이들을 향한 마음이 참 부족하기만 한 저인데도, 이런 경험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사역할 때 필요한 것은 내 능력이 아니라 나에게 없는 것들이라도 은사라는 이름으로 부어주신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신 것 같습니다.

제가 선교를 통해 느꼈던 또 다른 한 가지는 우리 공동체에 대한 소중함이었습니다. 서울 교회를 이미 주님을 믿는 사람으로 들어와,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 목장에서 목장 식구와 관계의 어려움으로 저에게는 교회와 목장에 대한 어떤 보이지 않는 벽이 있었던 같습니다. 휴스턴 서울교회가 건강하고 좋은 교회라는 것은 잘 알면서도, 부끄럽지만 막상 저 자신의 신앙은 크게 자라지 못했던 것 같고 다른 사람을 향한 미움이 결국 어떻게 보면 오랜 기간 목장 생활을 하면서도, 목장이라는 공동체에 대한 소중함을 정작 인식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선교기간 중에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그중에서 하나는 사역 셋째 날 티니안 교회팀이 오 헨시노 교회로 돌아와야 하는데 폭우가 쏟아지면서 빗길에 비포장도로를 차로 달리다 결국 차들이 진흙탕에 빠져 형제고 자매고 할 것 없이 처박힌 차를 꺼내는 일이 있었습니다. 저는 오 헨시노 교회 팀이어서 티니안 팀을 기다리다가 그런 연락을 받고 나서는 모두 다 같이 티니안 팀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손을 잡고 같이 기도했습니다. 혹시 늦으면 우리의 장년팀 예배 사역은 못 하게 되는 건 아닐까, 목사님도 같이 못 오셨는데 저녁밥 준비는 어떻게 할까 하는 고민을 잠깐 하며 이것이 바로 영적 공격인 걸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팀원들은 모두 무사히 돌아왔고, 옷과 신발이 진흙에 젖어 엉망이 되어 과연 다시 입거나 신을 수는 있을까 싶을 정도로 온몸에 머드팩을 하고 나타난 티니안 팀은 자랑스럽게 머드와 싸운 이야기를 하며, 씻고 좀 쉬라는 그렇게 만류에도 불구하고 다시 열심히 서로서로 사역을 도와 무사히 저녁 식사와 예배 준비를 해서, 예상시간보다는 다소 늦어지긴 했지만, 곧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사역을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작은 고난이 더 이상 커지지 않고 그저 해프닝으로 끝나는 것을 보며 사탄은 하나님의 일을 방해는 할 수 있지만, 그것을 가로막지는 못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누구하나 불평하지 않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웃으며 그것을 넘기는 공동체, 또한 이런 일을 지나며 서로 기도하고 하나님을 만나가는 경험을 함께해나갈 수 있는 공동체, 이런 공동체가 세상에는 정말 없는 공동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선교팀 뿐 아니라, 우리 목장이 생각났고 서로를 향한 기도와 영적 싸움을 함께 해나가는 우리 목장이 또한 정말 소중한 곳이고 이 세상에는 없는 공동체라는 깨달음을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주시며, 더욱 제가 목장에 깊숙이 들어가 서로를 사랑하고 더 헌신하기를 원하신다는 것을 하나님은 깨닫게 하셨습니다.

선교에서 가장 좋았던 것 중 하나는 저에게는 소각식이었습니다. 사실 이번에 경건의 삶을 졸업했는데 경건의 삶을 통틀어 단 한 번 빠지게 되었는데 하필 그 하이라이트라는 소각식을 빠지게 되어서 두고두고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선교팀이 소각식을 준비해 주셔서 어떻게 보면 나를 위해 하나님이 준비해주신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나의 작은 신음 하나도 놓치지 않고 들어주시는 하나님에게 감사하며, 소각식을 통해 하나님과 나의 사이를 가로막았던 문제와 이제는 완전한 작별을 했고, 전에 느끼지 못한 마음의 평화가 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소각식이 끝나고 서로에 기도를 해주며 서로를 안아주는 시간이 있었는데 선교팀에서 만난 51명의 서로 다른 우리가 지금 이 순간만큼은 정말 하나님을 사랑하는 한마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이렇게 많은 사람도 주님 안에서는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선교 일정을 하나하나 돌아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보이지 않는 기도와 손길로 이 선교를 준비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각 팀장님은 빡센 선교 일정에도 아무도 시키지 않은 저녁 금식기도로 섬겼고, 또한 목자/ 목녀/ 목부님들의 큐티 준비, 예배와 찬양, 은혜로운 간증, 목사님의 말씀과 식사 준비 등 우리 팀을 향한 그런 귀한 보이지 않는 손길과 기도들이 있음을 느끼며, 제가 누리게 된 은혜는 사실 이미 다 차려놓은 밥상에 그저 숟가락만 얹는 것임에도, 우리 모두에게 함께 부어주시는 주님의 사랑과 은혜가 너무 크기에 흘러넘쳐 모두에게 동일하게 역사하여 흐르게 된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이렇게 귀한 선교팀을 만들기 위해 기도하고 준비해준 여러 팀장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혹시라도 저처럼 하나님의 은혜에 목말라하는 청년들이 있다면 해외로 멀리 가지 않더라도 넘치도록 부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북미 선교팀에서 충분히 누릴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저에게 부어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전하는 이 간증의 자리에 설 수 있도록 해주신 하나님, 그리고 팀장님께 감사드립니다.

페낭 / 김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