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조용한 분위기의 집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았고, 나만의 세상을 만들어서 그 속에서 지내는 것을 편안하게 여기는 사람이었습니다. 인간관계나 친구 맺는 것은 항상 서툴렀고, 당연히 이성을 사귄다는 것은 꿈도 못 꾸었습니다. 기껏해야 짝사랑 정도였지요. 그러던 중, 어느 날 저는, 저에게는 정말로 과분한 자매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보통, 남녀가 만나서 사랑에 빠지려면, 서로 눈에 콩깍지가 끼여야 한다고 하는데, 보시는 바와 같이, 너무 아름다운 자매라, 제 눈에는 콩깍지가 필요가 없었습니다. 다만, 자매의 눈에 낄 콩깍지, 그것도 특제 콩깍지가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런 기적이 정말로 일어났습니다. 저는 정말 행운아입니다.
그렇게 저는, 모태솔로 노총각이 될 위기에서 벗어나서 나의 삶의 동반자, 나의 아내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모든 이야기에 앞서서 드릴 말씀은, 이 사람이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지금 아내에게 받는 사랑과 존경이 너무 고맙기도 하고, 그동안 서로 갈등하던 시간 때문에, 사랑한다는 말을 하기가 부끄럽습니다.
지난 일을 두고 후회하는 것은 소용없는 일이지만, 앞으로의 더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서, 반성을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혼자만의 세상을 즐기는 저와는 달리, 아내는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소통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의 세상에 관심을 갖고 들어오기 시작했고, 저는 나만의 세상을 침범당한다는 생각 때문에, 항상 경계하면서 살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돌다리를 백번을 두드리고도 성에 안 차는 신중형이라 모든 것이 더디고 오래 걸리는데, 아내는 생각난 것은 바로 실행으로 옮기는 사람이라서, 시간이 가면 갈수록 서로의 차이를 너무 깊이 느끼고, 작고 크게 싸우는 시간이 계속되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지내면서 만든 제 나름대로 해결책은 그냥 모른 척 하고 지내는 것이었습니다. 아내가 화를 내던, 힘들어서 울고 있던, 나를 설득해보려고 하던, 저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면서, 적당히 넘겨버리고, 그냥 계속 조용히 저의 세상에서만 지냈습니다. 그렇게 하고 있으면서, ‘내가 맨날 참아주고, 내가 양보해 주고 있어서 억울’하다고 앞뒤 안 맞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아내는’ 자기 하고 싶은 대로 억지만 부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지요. 한마디로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고 오해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것을 ‘잘못된 장부’라고 배웠습니다. 제가 참은 것은 엄청 대단한 것으로 과대평가하고 아내가 해준 노력은 한없이 과소평가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렇게 꾹꾹 눌러두고 참다가도, 그것을 아내에게 한꺼번에 쏟아 버리는 ‘창고 대방출’ 타임을 가지니, 참는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아무튼, 이런 이기적 오해로 저는 제 아내가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이라고 여기었고, 거기에 더해서, 나는 무작정 입을 닫고 있으니 소통 부족은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말이 통하지 않으면, 마음도 닫히고, 또 마음이 닫힌 것만큼 말이 통하지 않는 악순환이 계속되었습니다.
겉으로만 평온하고, 속으로는 서로를 힘들게 하는 생활이 계속되면서 결혼생활의 피로감은 점점 쌓여서 갔고, 우리에겐 무언가 새로운 계기가 필요해졌습니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을 때 들은, 부부의 삶을 들은 목자, 목녀님의 간증은 저에게 부부의 삶은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내에게 부부의 삶 이야기를 꺼내니, 아내는 놀란 것도 같고, 반가운 것도 같은 표정을 지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13주의 부부의 삶 동안, 제게 가장 도움이 된 것은, 내 마음을 솔직하지만, 부드럽게 표현하는 것을 훈련한 것이었습니다. 가장 먼저는 내가 아내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미안한 일이 있을 때, 미안한 마음을 보여주고 용서를 구했습니다.
그리고, 섭섭하거나, 바라는 것이 있을 때도, 담아두지만 말고, 표현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물론, 불만이 있다고 마구 쏟아내 버리면 그것이 또 싸움이 되겠지요. 그래서, 부드럽고 정중하게, 원하는 것과 함께 아내에게 대한 고마움도 같이 이야기하도록 노력 중입니다.
지나치게 과묵해서, 이야기 쉽게 잘 안 하고, 표현을 아끼기만 하는 저에게, 나를 표현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조금씩 반복해서 연습을 하다 보니, 아내가 먼저 나의 변화를 발견하고 반가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아내의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제가 조금이지만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삶 공부가 막바지에 있었던 부부 데이트 시간에서 사랑의 편지를 읽어주면서, 저는 수다쟁이가 되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아내와 함께 웃고, 울어 주고, 아내에게 사랑과 고마움을 주저하지 않고 표현하고, 바라는 것이 있으면 부드럽게 부탁해 주는 남편이 되겠다고 약속한 것입니다.
삶 공부 기간이 항상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는 기분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대화가 다툼으로 번진 적도 있었습니다. 한번은 대화 중에 크게 다투고 화해를 못 한 채 아내가 잠자리에 들었는데, 저는 아내에게 자기 전에 한마디 남기려고 소파에서 카톡을 쓰다가 전화기를 손에 쥔 채 그대로 잠이 들어버린 적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삐걱거리는 순간도 있었지만, 이제는 우리 부부의 마음이 하나님 안에서 모여 가고 있으니, 이런 팀워크를 하나님을 위해 쓰고 싶습니다.
하나님께서 믿음의 가장으로 저를 세워 주시고, 저를 격려해 주는 든든한 돕는 배필로 나의 아내를 주셨으니, 이제는 이 팀워크로, 주변의 VIP에게 건강한 가정의 모습을 보여주고, 그들도 주님 안에서의 건강한 가정을 꿈꾸는 부부가 되도록 저희가 사용되길 기도합니다.
13주 동안 우리 모두를 웃고 울게 하시면서 재치있고 깊이 있는 강의를 해주신 목녀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함께 했던 모든 목자, 목녀님 형제·자매님들, 사랑합니다. 왠지 저희 동기는 오랫동안 서로 힘이 되며 하나님의 교회를 세우는 든든한 동역자가 될 것 같은 기대가 생깁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초보 간증자의 간증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방글라데시 / 경우진
전 무척이나 엄하신 아버지 밑에서 자랐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무서운 아버지를 피할 길은 결혼밖에 없다는 생각에 아버지와 정반대인 성격인 지금의 남편을 만나서 도피처인양 결혼을 했습니다. 물론 연애할 땐 남편이 무심해 보였지만 잔잔한 매력이 느껴져 결혼을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성숙하지 못하고 건강하지 못한 마음으로 한 결혼생활은 오랜 기간 동안 서로 맞추지 못해 다투고 답답한 터널을 통과하듯 어두울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다 지난 1월 뜻밖에도 남편이 부부의 삶을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평소 자기가 원하는 것이나 필요한 것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성격이 아닌 남편이 제안해서 놀랐지만, 저도 부부관계에 도움이 된다면 해보자는 생각으로 가볍게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부부의 삶을 시작한 첫날 남편에게 보이는 포스는 한마디로’ 이 여자 좀 바꾸고 싶다’는 듯한 기세등등한 분위기를 풍겨서 저를 당혹스럽게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첫 시간에 부부가 서로를 알아보는 테스트에서부터 느낀 좌절감은 괜히 한다고 했나 하는 후회 섞인 마음과 남편과 나는 문제를 들추어내지 않으면 그런대로 불편함 없이 잘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는 복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남편은 정말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완전신중형에 안정형 기질까지 갖춘, 좋게 표현하면 조심성이 많고 실수가 비교적 적은 사람이지만 제가 살면서 느낀 남편은 거리감이 있는 뭔가 막혀있는 듯한 답답함을 느낄 때가 많았습니다. 저와 다른 성격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언제부턴가 남편은 저와 좀 트러블이라도 생기려 하면 자리를 피하고 심지어는 대화 도중에도 말없이 슬쩍 피해버리기도 했습니다. 그런 남편이 이해가 안 되고 화도 나고 정말 속상했지만 우린 이제 바뀌기 힘들구나! 그런 생각을 하며 부부 사이에 말이 잘 안 통하는 담 하나쯤은 별거 아니라고 여기며 해결이 아닌 회피를 해 왔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저에게 삶 공부 중반 정도 지나 묵상 과제를 하는 중에 하나님의 뜻을 알고 미련하고 불순종한 저의 모습이 깨달아 알아지고 바로 보여서 얼마나 회개의 눈물을 흘렸는지….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제게 변화의 바람이 보이지 않게 불어왔습니다.
매주 주어지는 묵상 과제와 부부 대화숙제, 삶 공부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하나님께 향한 약속 세가지와 배우자를 향한 약속 세가지는 가볍게 시작했던 저에게 시간이 갈수록 큰 도전이 되고 저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묵상숙제를 통해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고자 하는 것에 반응하는 제 마음과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것이 저에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좋든 싫든 매일 해야 할 부부 대화 숙제는 피하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지만, 평소 자기표현 잘 안 하는 남편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야 했고 저도 적절한 반응을 보이며 표현하는 시간을 가져야 했습니다. 한번은 주말인 어느 날 아이들과 남편은 저만 두고 점심을 해결하고 와야 할 상황이었는데 그때 하필 제가 가장 좋아하는, 치킨을 먹고 온 것이었습니다. 당연히 제 생각을 하고 알아서 투고도 해왔다면 이렇게 말씀드릴 일이 없었겠지요. 평소에 보인 수동적인 남편의 태도 그대로 시키지 않는 건 하지 않는 남편답게 그냥 들어왔습니다.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을 텐데 그날은 제가 섭섭하다고 왜 당신은 시키는 것만 하고 알아서 챙겨주는 건 못하냐고 화를 냈습니다. 그 유치찬란한 치킨 사건으로 저는 남편이 문제가 아니라 제가 남편에게 제대로 원하는 것을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이고, 표현방법에 더 문제가 많은 사람이란 것을 깨달았습니다. 삶 공부 중 그 나눔을 통해 관계의 스킬과 소통의 방법을 제대로 지적받고 그때부터 연습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성령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기도를 드렸습니다.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는 변화를 일으키기 힘든 것을 알기에 제 힘으론 할 수 없는 변화를 하나님의 도우심을 바라며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부부관계도 내가 뭔가 해보려고 마음먹어서 바꿀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마음을 더해주시고 인도하심이 있어야 가능함을 체험했습니다.
남편과 말이 통하지 않는 담 하나쯤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한 제게 하나님께서는 에베소서를 묵상 중에 남편에게 순종하지 못했던 저의 모습을 회개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드리고 싶은 갈망이 생길수록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사랑을 생각나게 하시고 이웃 중에서도 가장 가까운 이웃인 남편을 사랑하는 방법을 다시 일깨워 주셨습니다.
삶공부전에는 남편의 사랑의 언어에 관심이 적었는데 한주한주 지나며 제가 남편에게 약속한 세 가지에 민감하게 해주시고 마음도 몸도 남편을 향해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저의 가장 큰 변화는 남편의 단점으로 보였던 지나치다고 느껴진 신중함이 장점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결정은 느리지만 그만큼 신중해서 실수가 적고 묵묵한 태도는 사려 깊은 모습으로 느껴졌습니다. 이제는 그런 남편이 존경스럽고 닮고 싶은 마음까지 드는 것, 정말 이것은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제가 마치 이전과는 다른 사람과 사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남편에 대한 재발견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변하지 않고 고집스럽게 붙들고 있던 남편을 향한 제 마음을 변화시켜 주셨습니다. 이 변화는 아이들에게도 이웃인 VIP에게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관계스킬에 대한 내용은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큰아이를 대할 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대화를 할 때 정작 중요한것은 말의 내용보다는 표정과 분위기, 어투라는 것을 배운 대로 대화할 때 의식적으로 살피며 조심하게 되었습니다. 이웃인 VIP 자매는 제 변화를 가장 잘 아는 사람 중 하나일 것입니다. 삶공부 내용을 들려주던 중에 우리 부부가 갈등을 해결하는 모습과 삶 공부로 도움받는 것을 들으며 자신의 남편은 저의 남편과 달라서 변하기 힘들 거란 말에 나와 같은 사람도 이렇게 변하도록 도와주시는 하나님이 계시며 하실 수 있는 분이신데…. 하며 그 부부의 영혼 구원과 언젠가 부부의 삶을 통해 변화하게 될 모습이 기대되고 소망이 되었습니다.
이제 삶 공부는 끝이 났고, 이제부터 다시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에 살짝 긴장되지만 흔들리고 또다시 문제에 부딪힐 때마다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방향과 방법을 가르쳐주신 대로 다시 기억하며 노력해서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아름다운 가정으로 세워나가겠습니다.
끝으로, 저희 39기 삶 공부 모든 동기 여러분, 13주 동안 함께 웃고 울며 서로를 격려하고 배려하는 모습 감사했습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목녀님, 매주 과제에 위트 넘치시고 따뜻한 코멘트 너무 감동이었고 위로와 힘이 됐습니다.
방글라데시 / 정미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