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의 삶 간증: 천국 가서 그 완성된 작품을 하나님 앞에 보여드릴 것이라는 기대감

By January 3, 2017e참빛

prayer2지난여름 저희 목녀님께서 저와 하나님과의 관계에 대한 화두를 꺼내셨습니다. 원래 저희 목녀님은 목장 식구들을 가만히 놔두는 스타일은 아니신데, 제가 둘째를 출산하고 키우는 동안을 가만히 지켜보시기만 하셨던 터라 저는 그 질문이 제 영적인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 영적 성장을 위해 삶 공부 하나 시작할 때라는 강한 권유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둘째가 두 돌이나 지나면 삶 공부를 다시 시작하겠다고 막연한 계획을 세워놓았었고, 목녀님은 성경 일독을 주 내용으로 하는 말씀의 삶을 은근히 권유하시는 듯해서 어떻게든 이 상황을 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아이가 너무 어려 성경 읽을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고, 말씀의 삶은 신앙적으로 완전히 성숙한 단계에 들어서야 할 수 있을 것 같았으며, 성경 내용을 하나도 모르는 백지상태인 제가 언감생심 성경 일독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불가능한 이유를 목녀님께 말해봤자 목녀님은 그 해결책들을 하나하나 제시하여 저를 무장해제상태로 만들어버린다는 것은 다년간의 목장생활 경험으로 잘 알고 있었기에 우선은 혼자 집에서 성경을 읽고 기도하는 시간을 매일 가지겠다고 말씀드리고, 동시에 이것이 잘 안되면 삶 공부를 하든지 다른 방법을 찾아보든지 하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바로 그날부터 성경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목녀님께서 권해주시는  ‘어 성경이 읽어지네’라는 말씀의 삶 부교재를 길라잡이 삼아 함께 읽었습니다.

마침 그때 목사님께서 사사기 내용을 주일설교로 하시고 있어서 사사기 전후 배경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고 혼자서 하는 성경 읽기가 안되면 삶 공부를 하겠다고 스스로 배수진을 쳐놨기 때문에 매일매일 성경을 읽었습니다.

그렇게 창세기부터 시작해서 구약성경의 역사서 부분을 그럭저럭 다 읽고 나니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성경을 읽기 전에 구약은 하나님이 편애하시는 이스라엘의 역사 이야기라고 치부했었는데 이와는 달리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통해 세계 모든 민족이 복 받기를 원하셨고 또 이스라엘이 하나님 나라의 본보기로 잘 세워져서 다른 나라들도 이스라엘처럼 모두 하나님을 왕으로 알고 살기를 계획하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내가 하나님 믿고 죽어 천국 가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이 세상 속에서 하나님 믿는 사람으로서 구분되는 삶을 살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쳐서 하나님 나라를 넓혀 가야 할 것이라는 소명을 주신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렇게 삶 공부를 절대 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로 시작했던 성경 읽기가 어느새 아이러니하게 삶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바뀌어서 말씀의 삶을 수강하게 되었습니다.

막상 수업이 시작되니 혼자서 성경을 읽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었습니다. 수업시간마다 보게 되는 사진, 동영상, 지도 및 관련 자료들로 성경 내용이 더 현실감 있게 그리고 입체적으로 다가왔고, 이 삶 공부를 인도하시는 조선희 목녀님이 마치 어젯밤에 본 드라마를 다음날 다시 요약 설명해주듯이 재치있는 입담으로 성경 내용을 이야기해주셔서 쉬는 시간 없이 진행되는 수업이 지루하지 않고 금방 수업시간이 끝나서 다음번 수업이 기대되었기 때문입니다.

한때 찬란한 성전에서 하나님 백성으로 하나님 섬기며 살다 하나님 떠나 죄짓기를 반복하다 결국에는 바벨론에 정복당하고 그 와중에 살아남은 사람들은 멀리 바벨론으로 끌려가던 모습을 상상하니 6년 전 돌아가신 우리 할머니가 떠올랐습니다.

6.25 전쟁 당시 제 아버지가 백일도 안된 갓난아기였는데 그런 아기를 업고 부랴부랴 짐을 꾸려 피난길에 젖을 물리며 남쪽으로 향해야만 했던 우리 할머니가 바벨론으로 끌려가던 그 유대 사람들 모습과 겹쳐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구약성경이 이스라엘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삶을 담아내고 있다는 것을 아니 그 전에는 아무리 읽어도 졸리기만 하던 예언서들도 열왕기에 왕들의 이야기들과 연결해 시간대별로 하나하나 읽으니 마지막 말라기까지 수월하게 달려 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구약 읽기를 마치고 구약에서 신약으로 넘어가는 데 400년밖에 걸리지 않아 놀라웠습니다. 포로생활에서 자유로운 몸으로 이스라엘로 귀향해 무너진 성전, 성벽을 다시 세우고 하나님 나라를 이어가다가 다시 사는데 바빠 어떻게 어떻게 여러 세대를 거치며 살다 보니 예수님 오신 신약의 무대가 되어버린 것이 제가 이제껏 살아온 대략 40년의 세월과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이 땅에 오신 예수님 이야기가 사실이라고는 믿기 힘든 신화 같은 느낌이었는데 마태, 마가, 누가, 요한복음 4 복음서를 읽어보니 4명의 저자가 한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대고 쓴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진술 내용이 일관되고 상반된 내용이 없으며 특정 사건들에서는 한 사람이 기록한 것처럼 일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예수님 탄생, 죽음, 그리고 부활이 틀림없는 역사적 사실이라는 확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도행전으로 넘어갑니다.

어부였던 예수님 제자 베드로가 예수님 승천 후 초대교회 목사로 활약하는 12장까지 박진감이 넘칩니다. 그리고 13장에서부터 사도바울의 선교 여행이 시작됩니다. 일단 그 선교지들을 세계 지도에서 찾아 지리와 지명을 익힙니다.

그랬더니 성경 읽기가 더 흥미진진해집니다.

사도행전 마지막 장으로 미리 건너가 보았습니다. 28장이 마지막입니다. 이럴 수가… 28장까지밖에 안 되는 구나.

믿는 사람들을 핍박하던 사도바울이 회심 후 1, 2, 3차에 걸쳐 선교 여행을 하는 과정들은 제가 가장 재미있게 봤던 영화배우 맷 데이먼 주연의 본 시리즈만큼 손에 땀을 쥐게 하기도 하고 사도바울 그분의 인간적인 면모에 웃기도 또 울기도 하였습니다. 사도행전 한 장, 한 장 아껴가며 한 장 읽을 때마다 남은 장수가 줄어드는 아쉬움이 커져만 갑니다.

그래서 최대한 읽는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 사도바울 선교 여행을 따라가며 그분이 쓰신 서신서들을 연결해서 갈라디아서, 데살로니가 전후서, 고린도 전후서, 로마서를 순서대로 읽습니다. 자식 많은 부모가 자녀 하나하나 걱정하는 것처럼 현재 선교지에서 교회를 개척하고 목회하며 지나온 교회들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쓰셨을 서신서들을 읽으며 사도 바울과 한마음이 되어서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고린도후서를 읽을 때는 뛸 듯이 기쁜 마음이 되기도 했습니다.

비교적 자유로웠던 1차 구금상태와는 달리 열악하고 혹독한 두 번째 감옥생활 중에 쓰신 디모데후서…

이 세상 떠날 때가 온 것을 예감하고 자신이 달려온 길을 되돌아보며 담담하게 노스승으로써 자식 같은 제자 디모데를 꼼꼼하게 가르치고 걱정하고 보고 싶은 마음에서 쓰신 그 편지는 이 세상에서 제 소명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아이 때문에 시간 내기가 어려워 성경 읽기가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아이 낮잠 자는 시간을 최대한 활용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성경 읽기에 흥미와 가속이 붙어 아이가 낮잠에서 깰까봐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읽고 싶은 마음으로 스릴감 넘치게 성경 일독을 마쳤습니다.

뒤돌아보니 저는 하나님께서 각본, 연출한 장편 대하 드라마를 본 것 같습니다.

저는 각 인물의 생김생김도 상상해보고 스스로 캐스팅 감독이 되어 내가 좋아하는 영화배우 맷 데이먼, 브래드 피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어느 역에 잘 어울릴까 심각하게 고민해 보기도 했습니다.

사도행전이 너무 짧다며 저자 누가를 원망해보기도 했는데 그다음 29장부터는 제가 써나가야 할 몫이라고 하나님께서 과제로 남겨주신 것 같습니다. 이번 말씀의 삶 성경 일독을 통해 천국 가서 그 완성된 작품을 하나님 앞에 보여드릴 것이라는 기대감과 의무감 섞인 설렘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씀드리며 제 간증을 마치겠습니다.

잠비아 / 김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