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례간증: 하나님께서 항상 우리와 함께하시고 지켜주심

By October 14, 2016e참빛

Water world - Falling a drop of water안녕하세요? 우선 제가 여기에 침례 간증을 하러 온 것이 저로서도 참 놀랍고, 제 주변 분들도 다들 놀라실 것입니다.

사실 전 7년 전쯤 VIP로 목장을 다니다가 상처를 받아 다신 목장과 교회를 나가지 않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혹 교회분들을 만날까 봐 한국 마트도, 한국 음식점도 잘 안갔으며, 꼭 갈 일이 있으면 다들 목장하는 시간인 금요일 오후에 가곤 했습니다.

그 이후, 일을 하며 내가 갖고 싶은 거, 먹고 싶은 거, 여행가고 싶은 거, 풍족하진 않았지만 가지게 되고, 즐기게 되고 하니 교회라는 곳은 아예 잊어버리고 살았습니다. 그러던 중 같이 일하던 친구가 건실한 청년을 소개 시켜준다고 해서 소개팅을 하자고 하였는데 그 소개팅 남자분께서는 바빠서 밥 먹을 시간도 없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아, 일하고 학교 가느라 바쁘구나’ 그랬는데, 아니나 다를까 12월 교회 행사가 너무 많아서 감히 나와의 소개팅을 못 하시겠다고 하시더군요. 안 그래도 교회에 좋은 감정이 없었는데 교회 일로 너무 바빠서 못 나온다고 하니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두 달 뒤 2월이 아주 교회가 한가할 때라 생각하고 솟구치는 저의 자존심을 누르고 회사 친구에게 다시 한 번 소개팅을 물어보라고 했습니다. 그때야 밥 먹을 약속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지금의 남편, 그와 밥을 먹고 혹 그 아이가 저를 맘에 들어 애프터가 들어 온다면 아주 정중히 사양할 요령이었습니다. 그래야 무너졌던 나의 자존심을 조금이나마 세울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드디어 그 소개팅 날이 되었고, 주선자들과 밥을 같이 먹고, 가까이에 있는 아이스크림 집으로 둘이 자리를 옮겨서 대화를 하기 시작했는데, 그는 그동안 살아온 얘기를 아무 거리낌 없이 1시간을 내리 얘기하더군요. 굳이 얘기 안 해도 되는 부분들, 특히 소개팅하는 여자 앞에서 자기 배경을 다 얘기하는 그가 신기했고, 듣고 있는 저도 신기하더군요. 속으로 전 이 분이 저보고 이 얘기를 듣고 알아서 떨어져 나가라는 건가 하는 의구심도 들었습니다. 아무튼, 그 이후로 연락을 하다가 일이 바빠서 2달 동안의 공백도 있었지만, 어찌 어찌하여 사귀게 되었고 그가 프러포즈를 하였습니다. 알고 보니 프러포즈까지 그는 목장에서 많은 상담과 조언을 받았더군요.

저희 남편은 싱글임에도 불구하고 부부 목장을 나가고 있었던 터라 저희 목자 목녀님께서 목장 끝나고 집에 갈 때 남편 혼자 가는 모습이 너무 안 되어서 마음이 많이 아팠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목자, 목녀님 그리고 목장 식구들의 커다란 기도 제목이기도 했고요. 사귀던 중 목자 목녀님께서 조심스레 저녁을 같이 먹자고 남편을 통해 연락을 하셨습니다.

제가 남편한테 사귀기 전에 다짐받아 놓은 게 있습니다. ‘너는 교회를 가든 목장을 가든 내가 관여는 안 할 터이니 나한테 절대 목장 교회 부분에 관해 얘기하지 말라고…’ 그 다짐을 받고 교제를 하던 터라 목자, 목녀님이 저를 만나는 게 무척 어려우셨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아닌 게 아니라 저와 그 날 처음 만나서 저녁 식사를 하시고, 식사를 마친 후, 동네를 한 바퀴 돌자고 하시더라고요. 알고 보니 저랑 식사하시고 체할 것 같아서 같이 동네를 같이 돌자고 하셨다고 하네요.

몇 달 후, 저희는 결혼했고, 남편께서는 매주 금요일 목장을 하러 갔습니다. 물론 전 집에 있었습니다. 남편은 결혼 전에 저와 약속을 했던 터라 ‘같이 갈래?’ 라는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목장 갔다 올 때는 그 날 준비된 음식의 제 분량을 꼭 싸 가지고 왔습니다. 그렇게 한 달이 넘었는데 남편이 한 번도 같이 가자라는 말이 없어서, 또 심심하기도 했고, ‘이 남편이 목장 가서 내 뒷담화를 하지 않을까?’ 하는 의심에 목장을 한 번 따라갔습니다. 목장에 가서도 전 제 얘기를 쉐어하지 않고 밥 먹고 앉아만 있다가 왔습니다. 목녀님께서 제가 목장에 나타나자 손을 붙잡고 우시기까지 하셨습니다. 속으로 ‘저분은 내가 뭐 대단한 사람이길래 왔다고 우시기까지 하실까?’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 이후, 목장 식구들과 목자, 목자님의 간절할 기도로 전 마음을 열어 우리 집을 오픈해서 목장을 하고, 영접도 받았으며, 생명의 삶도 듣고, 침례도 받았습니다.

그런데 뒤돌아보니 놀랍게도 이 모든 것이 어느 누구의 강요도 없었고 내 발로 앞으로 나가서 헌신하고 있었더라고요.

침례 전까지 전 아주 많이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의심이 많았습니다. 기도할 때마다 제가 마음의 문을 열어 온전히 하나님을 믿을 수 있도록 표징이나 증거를 보여달라고 떼를 부렸습니다.

그러던 중, 제가 임신을 하게 되었고, 노산에 초산이라 다운 증후군 검사에서 확률이 높게 나왔다는 검사 결과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 날 회사에서, 집에서 많이 울었습니다. 확률이 높게 나왔다는 것이지 다운증후군이라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참 속상하고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다음 날, 저는 전날 밤에 많이 울어서 퉁퉁 부은 눈으로 한숨을 쉬며 출근하려고 차를 타고 신호등에 서 있는데, ‘괜찮아 엄마, 나 괜찮아. 나 괜찮은데 왜 그리 걱정을 해’라는 말이 귀에 들렸습니다. 그 말이 얼마나 선명하게 들리던지 마음이 놓이고 참 편했습니다. 목장 때 이 일을 쉐어 시간에 말하였는데, 목자님께서 아마 하나님의 음성일 거라 하셨습니다. ‘설마 진짜 하나님의 음성일까? 그럴까?’ 그런 의구심이 들더군요. 의심많은 저는 어리석게도 ‘아 그러면 한 번만 더 확실하게 무엇을 보여 주세요.’ 이러고 또 기도를 드렸지요. 아기는 유전자 검사, 정밀 초음파에서 정상으로 결과가 나왔고, 우여곡절 끝에 10달 만에 출산을 하게 되었습니다.

임신 과정 중 저는 남편의 영주권 신청을 위해 다음 학기 수업 신청 전에 시민권을 따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시민권 인터뷰 날짜를 손꼽아 기다리게 되었는데, 기다리던 인터뷰 날짜가 기가 막히게 출산 날짜와 겹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연기를 해야만 했습니다. 한 달 반 뒤로 연기된 인터뷰 날짜를 받고, 신생아를 키우며 시민권 공부도 열심히 하고, 그 날만을 기다렸습니다. 저희 목장 식구들의 응원과 기도도 있었습니다.

그 날, 다들 아실 겁니다. 몇 달간 날씨 좋다가 그날 밤에만 5시간 내리 폭우가 쏟아지던 날, 휴스턴 곳곳에 집이 침수가 되고, 차가 떠내려가고… 전 그날 밤, 잠 한숨 못 잤습니다. 우리 집 가라지에 물이 차오르고, 뒷 마당에는 무거운 나무 발판이 떠내려가고… 결국 그 날 인터뷰는 취소가 되었습니다. 전 그 날 하나님을 그렇게 원망해 본 적이 없습니다. 왜 하필 다른 날도 아니고 내가 그리 기다렸던 인터뷰 날짜에 꼭 그렇게 많은 비가 오게 하셨는지… 전 너무 속상해서 괜히 아무 잘못 없는 남편만 잡았습니다.

그다음 날 저희 식구는 일을 보고 집에 돌아 오는 길에 우리 동네가 심상치 않다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알고 보니 온 동네가 침수가 되서 집에 무릎까지 물이 들이찼다고 합니다. 우리 집은 괜찮아서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우리 집과 바로 옆집만 빼고 마을 전체가 다 침수되었던 것입니다.

뒷집 아저씨 말로는 자기가 여기에 오래 살았지만 이렇게 물이 집에 찬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동네에 집집마다 가구들이 밖으로 다 나와 있었습니다. 소파건 책장이건 심지어 욕실 캐비닛까지 다 젖어서 나와 있더군요.

그때 머리에 ‘쿵’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만약 우리 집에 물이 찼다면, 한 달 밖에 안 된 아기와 우리는 어떻게 됐을까?’ 하는 아찔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야, 내가 너희 가정을 이 침수 속에서 지켜줬는데 너는 그 인터뷰 하나 연기된 거 가지고 그리 나를 원망했느냐’ 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아 정말 부끄럽고 한심했습니다.

그때 저는 ‘아, 하나님이 우리 가정에 계시고, 또 제 기도처럼 계속 함께하심을 보여 주고 계시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일이 있고 난 뒤 어느 주일 설교 시간에 목사님께서 하나님께서는 항상 우리 마음의 문을 두드리시는데 그 두드림에 귀를 기울이고 고집을 부리지 말고 마음의 문을 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목사님께서 그 설교 하시는데 꼭 제 옆에 앉으셔서 제 귀에 대고 말씀하시는 거 같았습니다. 침례를 해야 하는데 ‘나중에 나중에’ 하던 제가 그때 침례 헌신을 해야겠다고 결심의 종지부를 찍게 되었습니다.

저희 남편은 하나님이 같이 동행하시고 보여 주셨던 일들의 간증을 종종 저한테 얘기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 전 속으로 ‘그건 우연으로 그렇게 된 거고, 그렇게 느끼는 거지’ 라고 그게 꼭 하나님 때문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서야 제가 하나님을 느끼고 하나님께서 항상 우리와 함께하시고 지켜주심을 믿습니다.

저를 한국에서 불러 주시고 남편을 만나 교회로 다시 불러 주신 그분의 뜻이 분명 있으실 거라 믿습니다. 앞으로 그 뜻이 무엇인지,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열심히 기도하면서 순종하도록 할 것입니다.

간증문 쓰면서 아기 밥 주고 쓰고, 아기 재우고 쓰고, 왔다 갔다 쓴 글이라 두서없는 글인데 들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며, 다들 천국 가는 티켓은 받으셨겠지만, 우리 모두 여기서 마일리지 많이 쌓아서 천국 갈 때 일 등급으로 편안히 타고 가서 다 같이 뵈었으면 좋겠네요.

버마 / 임수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