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간증: 작은 농담이 만든 큰 감동 (부다페스트)

By September 6, 2016e참빛

김성민_이번에 다녀온 부다페스트 선교는 저의 첫 선교였고, 많은 은혜와 감동이 있었던 선교였습니다. 다녀온 지 이제 거의 한 달이 다 되어가는데도 그때 보고 느끼고 얻은 것들이 아직도 제 마음에 가득히 남아있고, 그래서 더욱더 그곳이 생각납니다. 선교를 다녀와서 한 달이라는 시간이 가는 동안 저희 팀원들은 만날 때마다 그곳을 생각하고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보고 저뿐만 아니라 팀원 전체가 하나님의 큰 사랑과 은혜를 함께 체험하고 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이번 선교를 다녀오게 된 이유는 농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부다페스트가 저희 목장의 선교지인 만큼, 작년 선교잔치 때에 목장에서 목원들과 장난으로 ‘내년 부다페스트 선교 간다는 것에 내 팔을 걸게’ 라고 말했던 것이 정말 현실로 이루어졌습니다. 하나님은 놀라운 분이십니다.

올해 초, 선교팀이 꾸려지고 첫 선교준비 모임을 할 때부터 저에게는 도전이었습니다. 저희는 항상 토요일 새벽기도 후에 모였는데 목장이 새벽 한 시에 마치는지라 일어나기가 정말 힘들었고 지각도 몇 번 했습니다. 그렇게 모임을 한번 두번 가면서 ‘내가 왜 선교를 간다고 했을까? 죄송하지만 못 간다고 말씀을 드릴까…’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선교 출발 날짜가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어느새 설레고 기대하는 저의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VBS를 연습할 때는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저는 몸치입니다. 그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기에 죽어도 절대 다른 사람 앞에서 춤은 안 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그건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팀원들이 YouTube를 보고 또 같이 촬영한 영상을 보면서 연습을 하라고 했지만, 보면 볼수록 나오는 건 한숨과 걱정뿐이었고 저에게 VBS는 큰 부담이자 도전이었습니다. 제가 이렇게 걱정을 하면서 연습할 때 종민 자매님과 미라 자매님이 저에게 구박도 하지 않으시고 ‘화이팅’만 열심히 주셔서 그걸로 위안으로 삼으며 연습을 하다 보니 조금씩 자신감도 생겼고 의욕도 생겼습니다. 연습한 VBS를 현지에서 아이들과 함께 시작했을 때, ‘내가 왜 그렇게 쓸데없는 걱정을 했을까, 나한테 이런 면도 있었구나’ 라고 느낄 정도로 아이들과 함께 너무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비록 안무는 다 틀렸지만, 저에게 이 사역을 맡겨주시고 용기를 주신 하나님은 역시 놀라우신 분입니다.

이번 선교에서 정말 가슴 아프면서 은혜로웠던 것 중 하나는 집시 슬럼가 심방이었습니다. 선교를 떠나기 전, 물론 여행을 가는 것은 아니지만, 저에게 유럽은 아름다운 나라, 잘사는 나라라는 선입견이 강하게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심방한 슬럼가는 저의 환상을 그곳에 도착하는 길목부터 산산이 깨뜨렸습니다. 입구부터 느껴지는 오물 냄새와 담배 냄새, 눈이 풀린 사람들의 눈동자, 무너지고 폐쇄된 집들, 그리고 그런 곳에서 해맑게 뛰어노는 아이들, 저에겐 큰 충격이었고,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철저하게 무너진 생활을 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집시 마을은 무너져있었습니다. 한편 이곳 사람들에게 하나님을 전하는 선교사님들을 보면서, 과연 나라면 선교사님들처럼 저렇게 헌신을 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봤지만 역시 힘들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선교사님들도 매우 힘들었다고 하셨습니다. 다가가면 침을 뱉는 사람들, 위협을 하는 사람들, 무시하는 사람들, 하지만 지금은 지속적인 두 분의 헌신과 노력으로 주일 예배에 나오는 사람들과 하나님을 알아가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아이들도 두 분의 헌신으로 많이 차분해지고 나아졌다고 하셨습니다. 아이들은 일정한 나이까지 학교를 출석해야 정부에서 보조금이 나온다고 하는데 많은 아이가 학교에 가지 않고 저녁 늦게까지 놀고, 오후에 일어나는 것이 그곳에서는 일상입니다. 그런 아이들이 커 가면서 보는 것은 어른들이 하는 술, 담배 그리고 마약뿐인데 내가 이곳에서 태어났어도 하나님을 만날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저는 그 아이 중 한 아이가 계속 생각납니다. 그 아이도 전에는 말 안 듣고 난폭한 아이였다고 했는데, 저희가 방문했을 때 그 아이는 주기도문으로 기도하면서 자기의 꿈은 목사님이 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 말에 큰 감동을 하였고 살아계신 하나님이 일하심을 느꼈습니다.

또 선교사님 두 분이 얼마나 그들을 헌신적으로 섬겼는지, 내가 지금 얼마나 하나님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는지 느끼고, 정말 감사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또 선교 중, 은혜로웠던 시간은 매일 아침 6시에 드렸던 예배와 저녁마다 했던 QT였습니다.

특히 선교사님이 금식에 대한 말씀을 해주시며 읽어주셨던 이사야서의 말씀은, 제가 가지고 있던 금식에 대한 생각을 바꿔주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금식은 굶주린 사람에게 먹거리를 나누어 주는 것, 떠도는 불쌍한 사람을 집에 맞아들이는 것, 헐벗을 사람을 보았을 때 옷을 입혀주는 것이라는 말씀에 그 전에 가지고 있던 부랑자들에 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고,

금식은 단순히 끼니를 거르며 기도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전에는 왜 사지가 멀쩡한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저러고 있느냐는 생각을 했지만, 선교사님들의 사역을 보며, 제가 참 오만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아침마다 들었던 말씀, 하루 동안의 사역에서 느낀 점을 저녁에 QT로 정리하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쌓으려는 시간을 가지면서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습니다.

선교 도중 저희 팀원들은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중 어린 시절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는데, 부모님과의 힘들었던 관계에 대해, 가족 간의 오해에서 비롯된 힘들었던 것, 또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오는 힘들었던 고백을 서로 털어놓으며 위로해주고, 기도해주는 시간이 참으로 은혜로웠습니다. 저는 그동안 누구에게도 깊이 대화하던 적 없는 저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하면서 치유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했고, 이런 대화를 통해 저희 팀원들이 더욱 서로를 알아가며 하나가 될 수 있었던 살면서 다시 경험하지 못할 추억도 만들었습니다.

이번 부다페스트 선교는 저의 첫 선교이자 저희 목장의 선교지인 만큼 정말 평생 잊지 못할 그런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팀원 한 분 한 분이 각각 제 역할에서 최선을 다해주시고 서로를 챙기고 섬겨가는 모습들에서 많이 배웠고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선교에 안 갈 궁리를 하던 저를 선교지로 보내시고,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은혜를 부어주시고 치유해주신 주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하늘 복 많이 받으세요.

부다페스트 / 김성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