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나를 사용하심은

By July 12, 2016e참빛

안녕하세요? 리베라션 목장의 김규진입니다. 이번 뉴멕시코 선교에 저는 사실 늦게 조인을 하였습니다. 지난 5월에 졸업을 하고, 그 뒤에는 인터뷰나 취업문제로 거취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 시간에 맞추어 시간이 날지도 의문이었고, 또 사실 다른 사람을 전도하는 것 자체도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작년 여름부터 선교에 조금씩 관심을 가지긴 했지만, 여전히 선교는 저와는 거리가 먼 주제였습니다. 그런데 최영기 목사님께서 선교 다녀오고 보니 직장이 되었다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는 말에 혹하고, 마침 교묘하게 선교 기간동안 정확하게 시간이 비어서, 참석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저도 오늘 이 시간에 선교를 다녀오니 회사에서 오퍼를 받았다라는 간증을 하면 참으로 기쁘겠습니다만, 생각해 보니 선교가기 전에 회사 어플라이를 한 군데도 하지 않았더군요.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선교를 가기로 결정하고 몇 번의 모임을 가진 뒤에 저에게 한 가지 작은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평화롭기 그지 없었던 저의 집에 도둑이 문을 부수고 들어와서 하나님 다음으로 사랑하는 SSD달린 저의 띵크패드 노트북과, 구글에서 시험용으로 만든 그래서 돈 주고 살 수도 없는 구글 랩탑과, 시계와 바로 전 주에 새로 산 하얀색 신발 등을 가지고 갔습니다. 사실 다른 것보다 하나님 다음으로 사랑한 그 노트북이 너무나 가슴이 아파서 한동안 끙끙 댔습니다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가지고 간 물건들이 돈없는 학생 친구가 노트북과 시계와 신발이 없어서 가져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옛말에 책 도둑은 도둑이 아니라고 했는데, 저도 그런 마음으로 도둑을 용서하기로 하였습니다. 물론 경찰에 신고하고 보험사에 연락을 해서 보상은 다 받았습니다. 아 생각해보니 체크가 선교 다녀오니 나와 있었네요.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선교지는 생각보다 시설이 좋아서 많이 놀랐습니다. 사실 이태원에서 곱게만 자란 제가 선교지의 열악한 환경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선교 기간동안 화장실을 안가고 참을 각오로 갔었지만, 의외로 괜찮은 환경에 참 감사했습니다. 물론 사소한 이유로 인해서 당구대가 설치되어 있는 럭셔리 하지만 웃풍 심한 마루에 혼자 자야하는 고초를 겪긴 했지만, 선교기간 내내 40명이 넘는 인원이 편하게 쉴 수 있는 환경에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처음에는 이번 선교에서도 찬양팀에 소속되어서 드럼을 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 편이 제 마음이 편하기도 하고, 또 항상 해 오던 것이라 익숙해서 내심 찬양팀에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과는 다르게 VBS팀에서 준비하는 뮤지컬에서 중책을 맡게 되고, 연습때 멀뚱히 앉아 있다가 스킷팀에 악역전문 조연으로 캐스팅 되기도 하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처음 접한 것들이라 생소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영어로 대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 굉장한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담배 한번 펴보지 않은 폐를 가진, 순수함의 결정체인 저로서는, 너무나 리얼한 마리화나와 코카인하는 연기를 보고 과거가 의심된다는 사람들의 말의 약간 상처를 입기도 했지만, 새로 접하는 모든 것이 의외로 즐겁고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프로그램 하나하나가 어떻게 그 선교지에서 사용될 것인가 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기대는, 어쩌면 내가 익숙한 자리에 계속 머물러 있었다면 느끼지 못했을 것들인 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기대를 통해 사역에 대해서 내가 가지고 있던 교만한 생각을 내려놓을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내가 찬양팀이기 때문에, 그리고 내가 찬양에서 은혜를 많이 받기 때문에, 나는 찬양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더 큰 사역할까, 어떻게 하면 이 좋은 음악을 사람들에게 알려줄까, 그리고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음악을 만들까하는 생각들을 주로 해왔던 것 같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큰 사역이란, 더 많은 사람들이 있는 집회, 더 좋은 사운드를 낼 수 있는 시스템, 그리고 이름 좀 있는 유명한 사역자 혹은 연주자들과 함께 집회를 하는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큰 사역은 무엇일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그 모든 것들이 하나님이 보시기엔 너무나 하찮은 것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어쩌면 저는 찬양팀이라는 단체에서 찬양을 연주하는 것으로 내가 주님의 일을 하고 있다고 스스로 정당화 시키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님을 위한 더 좋은 음악, 더 많은 사람들이 듣게 해야지, 더 큰 사역 등등, 그냥 내가 하고 싶은 욕심을 주님을 위한다는 그 명목 아래에 포장 시켜 버린 것도 같습니다. 저녁 집회 중에 예수님을 영접하겠다고 일어난 사람들을 보면서, 이들을 예수님 품으로 돌아오게 하는 모든 것이 하나님에게는 큰 사역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가장 큰 중요한 것을 놓아버린 채 사역을 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러고 나니, 세상은 너무나 감사할 것 투성이더군요. 내가 아직 숨쉬고 있는 것도, 미국에 오게 된 것도, 이 교회에 오게 된 것도, 직장이 안 된 것도, 그래서 이 선교에 올 수 있게 된 것도, 그리고 악기를 연주하는 것도 모두 감사했습니다. 내가 찬양팀이든 VBS든 스킷을 하든 크래프트를 하든 아이들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해주던 간에, 나를 그 곳에서 하나님의 이름으로 일할 수 있게 해주신 그 특권이 너무나도 감사한 것들임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선교에서 저는 감사한 것들만 한 가득 안고 돌아왔습니다. 교회에 오면 인사하고 반갑게 맞아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감사하고, 페이스 북 친구가 늘어나서 감사하고, 감기에 걸려서 ‘너 의외로 연약하구나’ 하는 소리를 듣게 해주시니 또 감사했습니다. 선교하는 내내 하나님이 우리를 통해서 일하신다는 것을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뮤지컬을 통해서, 찬양을 통해서, 스킷을 통해서, 설교를 통해서, 그 많은 순서 순서 마다 우리를 통해 그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해 주신다는 것을 가득가득 느끼고 왔습니다. 선교지로 출발할 때, 그리고 오엔시노 교회에서 정리하고 나올 때마다 맞잡고 기도하는, 둥글게 서있는 한사람 한사람의 동역자들이 너무나 감사하고 든든했습니다.

앞으로도 감사할 일들이 많아 질 것 같아서 저의 미래가 기대가 됩니다. 감사합니다. 하늘 복 많이 받으세요.

글 2011년 북미 원주민 선교, 리베라션 목장 김규진 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