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감을 주지 않고, 따뜻하게 대해주자고

By July 12, 2016e참빛

안녕하세요 저는 라하라 목장의 박지나입니다. 처음 단기선교 간증하라는 메일을 받았을 때는 저는 당연히 아닐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무얼 간증해야 할지 정말 막막했고, 한 달이 지난 지금에서 간증을 하려고 하니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이번 선교여행은 저에게 무척이나 특별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이전에 3번의 단기선교를 다녀온 경험이 있는데, 이번 선교여행은, 전에 제가 경험했던 하나님의 은혜, 그리고 과거의 경험에서 배웠던 하나님의 일하심에 대한 방법 등에 대한 기대치를 철저하게 무너뜨린 그런 시간들이었습니다. 하나님은 늘 그분의 지혜로 우리에게 우리 기대의 이상의 것을 주시는 분이라는 것을 또 한번 배웠습니다.

북미 원주민 선교는 주로 비용의 부담이 적고 거리상 가까워서 학생들이 주로 많이 가는 선교입니다. 저 또한 선교를 준비하는 마음에 있어서, 부담이 많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기도도 부족했고, 그곳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교제의 즐거움 속에 지냈던 선교준비 과정들이었지만, 그래도 하나님은 저를 위한 은혜들을 예비하셨고 지금 돌아보니 이번 선교를 통해서 크게 4가지 정도의 은혜를 발견하게 됩니다.

선교지 에서 나의 부족한 부분들을 많이 발견하고 깨달아가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이번 선교는 저에게는 뜨거운 감동의 시간 이었다기보다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과 해결해야 할 나만의 과제를 발견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꿈을 찾겠다고 미국에 와서 공부하면서, 여유롭지 않은 형편 때문에 어려운 일들이 많았었는데, 그럴 때마다 저는 이런 거친 환경 속에 던져진 내 자신을 미워하면서 하나님을 원망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사이 어느 샌가 저의 인격도 메말라 가는 것 같았고, 하나님 안에서 꾸어야 할 꿈이나 목표 등이 어느새 사라지고 마음에는 공허함만 가득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선교를 통해서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계획이 무엇인지 집중해보는 시간을 가지고 싶어 선교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선교 연습 과정과, 선교지 에서의 일상들은, 이번이 4번째 선교인 저에게 무척이나 어색하고 새롭게 다가왔고, 그 동안 제가 얼마나 하나님과 멀어져 있었는지를 새삼 깨닫게 해주는 시간들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선교지에서 가져야 할 성숙한 마음을 갖지 못한 제 자신을 발견하면서 늘 제자리인 제 모습에 당혹감이 밀려 올 때도 있었습니다. 주어진 사역보다 내 개인의 은혜를 우선시하며, 불평하고, 사역을 놓고 어른예배에 기웃거린 일을 뒤돌아보면서 저는 여전히 제가 기대하는 방식으로만 하나님께 은혜를 받으려고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선교지 에서의 일정이 절반이 넘게 지나갔음에도, 제가 기대했던 그런 마음속에 오는 뜨거운 감동 같은 은혜는 제게 없었고, 저는 무엇이 잘못됐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중 얻은 마음은, 하나님은 이번 선교를 통해서 제가 달라지기를 원하셨고, 제게 주시는 은혜의 방법도 조금 더 다르게 바꾸셨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성숙해지기를 원하시고 또 예배가운데 있지 않아도 어떤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의 은혜를 발견할 수 있는, 그런 성숙한 신앙을 제게 원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은근한(?) 은혜를 받은 저는 선교 후에 일상으로 돌아온 후, 하나님께서 제 삶 가운데서 일하시는 방법들을 제한하지 말고, 기대하기로 생각을 바꿨습니다.

두 번째로, 공연한 스킷 드라마를 통해서 교회 안에서 내가 해야 할 일에 대해서 마음으로 깊이 깨닫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선교 전부터 준비한 거절감의 고통이라는 스킷에서, 저는 늘 거절당하는 소녀 역할을 맡았습니다. 단 한번뿐인 공연을 망치고 싶지 않아서 선교 전부터 매일 그 소녀의 마음은 어떨까 하고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거절당하고 이용당하면서 자신의 삶을 망쳐가는 그 소녀의 모습이, 오래 전부터 신앙생활을 한 제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그 소녀를 연기하는게 참 어려웠는데, 하나님은 연습과정 속에서 제 삶에도 깃들어있는 거절감의 상처에 대해서 보여주셨습니다. 가족에게, 친구에게, 또 이성에게 받는 거절감 등 저에게도 거절감에 대한 상처는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가장 마음이 아팠던 부분은 교회 안에서의 거절감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소녀는 지친 상태로 교회 앞에 다다르고, 사람들에게 말을 건네지만, 교회 사람들은 소녀의 꼴을 보고는 모두 무시하거나 회피합니다. 저는 그 순간을 연기할 때마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슬픔을 주체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늘 교회에서, “외면하는 자”이지, 외면당하는 자가 아니었습니다. 마음에 상처를 안고 주님 앞에 나아오는 사람들을 내 기준과 잣대로 판단했던 내 모습, 또 VIP 들이 교회 안에서 받는 상처가, 마치 내 상처인냥 주체할 수 없는 슬픈 마음이 몰려왔습니다. 지금 되돌아보면 그 때 그 마음이 하나님이 주신 마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연기이지만, 성경책을 들고, 저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외면하고 가던 그 사람들의 눈빛은 너무나 가슴이 아퍼서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스킷을 통해서, 예수님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용기를 내어서 목장이나 교회로 왔을 때, 그때 느낀 그 마음으로 그들에게 거절감을 주지 않고, 다가가서 따뜻하게 대해주자고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실천하는 일은 마음처럼 잘되진 않지만, 한가지 감사한 점은, 이제 목장 vip 들을 볼 때면 그들의 겉모습보다는 어떤 마음을 가지고 여기에 나왔을까 하고 한번 더 보게 되는 것입니다.

이번 선교가 제게 가장 특별한 이유는 선교 후의 은혜가 더 진하기 때문입니다. 선교지에서 무언가 많은 과제들을 안고 온 탓인지, 이번만큼은 이 선교가 내 삶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도록 하자는 마음에 새벽기도와 묵상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과 하루를 시작하고 하나님과 함께하는 하루의 일정들은, 제 입에서 찬양이 흘러나오게 하고, 마음에 앞날에 대한 걱정과 불안이 사사라게 하는 것 같습니다. 선교 후 제 삶가운데는 많은 부정적인 환경적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걱정되지 않고 , 또 전과같이 습관적인 절망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이 저에게 새로운 방법으로 일하시겠다고 말씀하셨고, 제 눈에 그 부정적 변화들은 그저 하나님이 일하시려는 징조로 밖에 보이지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깨달음들은 제가 매여있던 삶에서 저를 자유하게 해 주고, 그럴 때 내 옆에 계신 하나님을 더 제대로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선교를 통해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선교를 다녀 온지 이제 딱 한 달이 되었습니다. 지난 선교를 기억 할 때면, 제게는 이런 기억이 떠오릅니다. 선교 팀 안에서 사랑 받으며 교제 나눴던 기억, 하나님 안에서 가진 평안과 쉼, 그리고 사역가운데서 발견하는 각종 탤런트들.. 그리고 앞으로 더 변화될 제 삶이 기대가 되고 무엇보다 함께 선교 갔던 형제 자매님들의 성장도 기대가 됩니다. 아직은 선교 가서 배운 것들이 마음 안에 머물러 있을지라도, 이 마음이 잘 자라서 제 삶과 제 주변에 선한 변화가 있을 수 있도록 더 노력하고 열심히 신앙 생활해서 하나님이 자라기를 원하시는 그 곳까지 자라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이 간증을 마칩니다. 하늘 복 많이 받으세요.

글 뉴멕시코 북미원주민 단기 봉사 선교 간증, 라하라 목장 박지나 자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