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파라이소 목장에서 분가하는 김현정입니다.
99년도부터 시작된 목원의 생활을 청산하고, 목녀로의 삶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식구들조차 결혼하는 게 힘들지 않겠냐고 생각하고 있을 때, 하나님의 은혜로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고, 자녀를 허락해 주셔서 부모로서 삶을 살게 해 주셨습니다. 언제나 남편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축복을 받고만 살 수 있겠느냐며, 우리도 주신 복을 나누고 살아야 한다고 합니다. 그럴 때면 “그래! 우리도 나누고, 섬기고 살아야지!” 하며 대답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이제는 목자 헌신을 해서 섬기며 살자고 말하는데, 선 듯 “예스”라고 답할 수가 없었습니다. 15년이 넘는 시간 동안 받아온 목자 목녀님들의 섬김을 감히 흉내조차 낼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이 먼저 다가왔습니다. 60명이 넘는 싱글들을 위해 매주 교회 밥솥과 같은 밥솥에 밥을 하시고, 반찬을 해서 먹여주시고, 남은 것은 싸주시던 목녀님! 어린 싱글 남 임에도 불구하고 매주 밥을 하던 목자님! 어른과 아이들 20명이 넘는 목장식구들 밥을 해 주시고, 집에 귀한 음식들을 아낌없이 밥상 위에 가득 채워주신 목녀님들! 이분들처럼 아낌없이 섬길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컸습니다. 헌신하고자 하는 남편에게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주저하고 있을 때 하나님께서는 남편을 통해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냥 하나님 발걸음 보고 따라가는 것! 하나님께서 한걸음 옮겨 주시면 한 걸음 한 걸음 그 발걸음 따라 걸어가는 거다!” 남편에게 아무 대꾸도 할 수 없었습니다. 정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뭘 고민하고 걱정하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남편이 하나님 발걸음 따라가니까 그럼 난 남편 발걸음 보고 따라가면 되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냥 밥만 열심히 하자! 그렇게 순종하며 목녀의 삶을 시작했습니다. 맛난 음식을 잘 못 만드는 저를 걱정하는듯한 남편! 참고로 남편은 요리를 잘합니다. 그래도 남편은 저를 응원해 주고 기다려 줍니다. 언젠가는 제 요리 솜씨가 메뉴가 다양해지기를! 하나님께서 저에게 사랑하는 아들을 주셔서 사랑해 주고, 그 아이를 통해서 행복을 느끼며 살게 해 주십니다. 이제 하나님은 저에게 귀한 목장식구들을 주셔서 사랑하며, 행복을 느끼며 살라고 해 주십니다. 매주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목장 예배를 드립니다.
제 생각으로, 제 마음대로 하지 않게 해 달라고, 혹시 저로 인해 누군가가 하나님을 떠나는 일이 없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아직은 섬기는 생활보다 섬김받는 생활이 익숙한 제가 목장 생활을 통해 섬기는 생활이 더 익숙해지기를 기도합니다. 섬김의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하늘 복 많이 받으세요.